토론회 D-Day, 관전 포인트는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법’ [기자수첩-부동산]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7.23 07:00  수정 2026.07.23 07:00

이 대통령, 분당 아파트 팔아 무주택자됐지만

근저당권 17.7억 설정에 논란 불거져

“정부 정책이 초래한 특이한 형태의 거래”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화두는 그거 아닌가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요. 내일 토론회가 기대되네요.”


오늘 열리는 부동산 대토론회의 관전 포인트로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법’이 떠올랐다.


지난주 국토교통부 토론회를 지켜본 뒤 동료 기자들과 ‘예상됐던 내용’이라는 후기를 나눴었는데 이번 대토론회를 앞두고서는 흥미로운 논쟁거리에 대토론회 중계를 챙겨보겠다는 반응들이 많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나는 이제 집이 없다”며 주택 매각 사실을 슬쩍 언급한 이 대통령의 의도는 아마도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향한 의지를 드러내려는 것이었을 테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은 아니지만, 비거주 1주택자였던 이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주택 매각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정책 방향과 일관된 태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매각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한 29억원에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언행일치’를 보여주려는 대통령의 모습은 부동산 민심을 듣기 위해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하는 행보와도 일맥상통해 보였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다른 곳에 꽂혔다. 바로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이다.


집주인인 이 대통령 부부가 소유권을 먼저 넘겨주되 잔금을 모두 받지 않고, 남은 금액만큼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거래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대통령이 매수자에게 담보대출을 내준 형태다.


이처럼 생소한 거래 방식이 공개되자 평소 취재차 연락하던 한 공인중개사로부터 “대출을 틀어막은 장본인이 사금융으로 주택을 매각하는 게 말이 되나. 거래가 어려우면 가격을 낮추면 될 일”이라며 연락이 왔다.


이번 거래 방식이 이재명 정부 들어 발표된 잇단 부동산 규제를 우회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거래에서 논란이 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우선 대출문제가 지적된다.


25억원이 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2억원에 불과하다. 23억원의 현금을 보유하지 않은 이상 거래 자체가 어렵다. 게다가 서울 전역과 경기 15곳은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묶여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 불과한 데다, 최근 은행권은 주택 관련 대출 한도까지 대폭 줄이고 있다.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의 문턱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 이런 경우 집주인들은 결국 집값을 낮추게 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은 이 시기를 견디지만, 그렇지 못한 집주인은 급매로 가격을 낮춰 집을 처분한다.


정부가 집값 상승기에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집값을 더 낮추는 대신 자신의 자금 여력을 활용해 매수자의 주택 매입을 도왔다. 은행이 아닌 집주인이 사실상 사금융 형태로 자금을 빌려준 것이다.


재건축 문제도 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수요가 높은 지역이고, 이 대통령의 주택이 거래된 양지마을은 선도지구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분당이 갑작스럽게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자 정비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양지마을은 이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이뤄질 예정으로 이 시기를 넘기면 새로운 매수자는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전세 문제도 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전세 세입자는 새로운 집주인이 들어오면서 전세 매물 감소 상황 속 새집을 구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분당은 실거주를 전제로 거래가 이뤄져 이 같은 조건을 맞추느라 이 대통령의 주택 매각도 수개월이 소요됐다.


자금 소명 측면에서도 대통령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이상거래를 엄격하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어 사금융 거래는 표적이 되기 쉽다. 집주인이 매수자에게 수억원을 빌려줬다면 증여나 이상거래를 의심해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대통령은 근저당권 설정은 세입자와 매수자의 상황을 고려해 배려한 것일 테다. 세심한 집주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매수자와 세입자가 이번 정부의 규제 때문에 놓인 상황에 난처해진 것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 이번 거래를 두고 모순적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피하기 어렵다.


오늘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어떤 정책이 나올지는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부디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