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감싸기가 사소한 일인가…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광기' [박영국의 디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07.13 11:31  수정 2026.07.13 14:35

'검찰청 캐비넷' 공포가 불러온 '검찰 폐족' 강박증

국민 우려 '사소한 핑계'로 치부하는 오만과 독선

호송차에 오르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 모 경감. ⓒ연합뉴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한 방향만 바라보며 달리는 것을 보고 보통은 ‘순수한 열정’이라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뻔히 보이는 악영향을 무시하고 목적 달성에 눈이 뒤집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까지 간다면 그건 ‘열정’이 아니라 ‘광기’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향해 폭주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이 딱 그렇다.


아무 죄 없는 어린 여학생이 일면식도 없던 살해범 장윤기에 의해 세상을 등졌다. 장윤기의 부친은 자식의 범죄를 무기징역과 사형만 선고되는 ‘강간 살인’에서 솜방망이 처벌이 가능한 ‘우발적 살인’으로 바꾸기 위해 증거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고, 다른 경찰들까지 조직적으로 혐의 축소에 나섰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 선에서 묻히고 말았을 뻔한 일이 세상에 드러난 건 검찰의 보완수사 덕이다. 사건의 미심쩍은 면을 들여다 본 검찰이 보완수사에 나선 결과 어긋난 부정(父情)과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로 인한 사건 조작이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의 이야기인 걸 전 국민이 알게 됐다.


이 사건은 전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경찰에 대한 불신과 함께 ‘나도 저런 사건 조작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걸 막아줄 유일한 수단이었던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빼앗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입법을 여당인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반대 여론이 들끓는다. 야당은 물론, 주요 언론,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보완수사권 존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까지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민주당을 향해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당장의 지지층의 눈치나 당리당략에 매달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기본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던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국물도 남김없이 전면 폐지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게 얼마 전까지 민주당 대표였던 정청래 의원의 완고한 입장이다. 이미 지난 10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단독으로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했고, 다음 절차도 머릿수로 밀어붙여 속도를 낼 기세다.


더 무서운 것은 장윤기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큰 일을 치르는 데 있어 돌출된 사소한 걸림돌’ 정도로 치부하는 여권의 시각이다.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런 정도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는데, 이게 왜 이렇게까지 많이 보도되지”라며 “장윤기 사건을 가지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안 된다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경기지사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간부의 아들 살인사건에 대한 증거 인멸은 이해충돌 회피 의무 결함의 문제이지 수사 기소 분리의 문제가 아닌 것”이라며 “검찰개혁 마지막 구부 능선을 앞두고 흔들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수사 전담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없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를 민주헌정을 찬탈한 검찰에 대한 개혁을 미룰 핑계로 삼을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들의 언급은 ‘정의로운 개혁의 길을 걷는데 사소한 일로 걸리적거리지 말라’는 의미로 들린다. 강간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경찰의 증거조작으로 중형을 피해가는 일이 1년에 몇 번씩 있는 ‘사소한’일로 치부되고, 그런 일이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가 ‘핑계’로 치부되는 순간이다.


물론 과거 검찰의 과도한 표적수사가 정치권의 ‘검찰청 캐비넷 공포증’으로 이어진 건 사실이다. 이번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 역시 원조는 검찰이다. 검찰도 견제의 대상이 돼야 했던 건 맞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미 검찰이 가진 대부분의 권한을 제거한 상태다. 캐비넷에 뭘 넣어놨든 더 이상 표적수사를 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검찰을 폐족시키고 씨를 말려야겠다는 강박증이 최소한의 견제 기능까지 없애고야 말겠다는 광기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보완수사요구권’으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견제 공백을 대체하겠다고 한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조차 모르도록’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 교묘하게 덮을 것인가. 그런 상황을 우려해 대통령은 빠지고 민주당이 총대를 멘 것인가.


‘일단 저질러 놓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생각하자’는 좌파 특유의 급발진, 그리고 정권을 틀어 쥔 거대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이번에는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한다. 견제 없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경찰은 이미 부패한 치부를 드러냈다. 여기서 견제 장치까지 없앤다면 누구든 장윤기 사건과 같은 일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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