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큐셀, 퍼스트솔라와 특허전 벌이며 무역공조…복잡한 통상 구도

백서원기자 (sw100@dailian.co.kr), 정진주 기자

입력 2026.07.08 13:25  수정 2026.07.08 13:28

퍼스트솔라에 특허 피소, 무역연합선 공동 청원인

경쟁사들, 한국산 태양전지 관세 우회 혐의로 상무부 고발

테슬라까지 소송 참가, 다운스트림으로 파장 확대

한화큐셀 미국 카터스빌 공장 전경. ⓒ한화솔루션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큐셀이 퍼스트솔라(First Solar)와 특허 분쟁을 벌이면서도, 양사가 미국 태양광 무역연합에서는 공동 청원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 분쟁과 무역 공조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구도다. 여기에 한국산 태양전지를 겨냥한 별도 무역조사에서는 피청원인 위치에도 놓였다. 한화큐셀은 앞서 맥시온(Maxeon)이 제기한 탑콘 특허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하는 등 복잡한 미국 통상 전선을 헤쳐나가고 있다.

퍼스트솔라에 특허 피소

퍼스트솔라는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본사를 둔 미국 대표 태양광 제조업체다. 중국산 결정질 실리콘(c-Si)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는 카드뮴 텔루라이드(CdTe) 박막 태양광 기술을 주력으로 하며 올해 기준 미국 14기가와트(GW)를 포함해 글로벌 약 25GW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퍼스트솔라가 지난 2월 24일 제출하고 3월 10일 보정한 소장에 따라 관세법 337조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 대상은 터널 산화막 패시베이티드 접촉(TOPCon·탑콘) 태양광 셀·모듈·패널 및 이를 포함한 제품이다. 퍼스트솔라는 미국 특허 제9,130,074호 침해를 주장하며 수입배제명령과 판매중지명령을 요청했다.


피고 명단에는 한화큐셀 미국 법인 3곳과 한화솔루션(서울) 등 한화 계열 4개 법인이 포함됐다. 캐나디안솔라·JA솔라·진코솔라·트리나솔라 등을 포함해 11개국 47개 법인이 피고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솔루션은 앞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사 탑콘 모듈은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사업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퍼스트솔라와는 무역연합 동반자

그런데 이 소송의 제소자인 퍼스트솔라는 별도 절차에서 한화큐셀과 같은 편이다. 두 회사는 '미국 태양광 제조·무역 연합(AASMT)' 소속으로,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AD/CVD) 조사에서 공동 청원자로 참여하고 있다.


특허 분쟁과 무역구제는 별개의 절차다. 기업들은 경쟁사와 특허소송을 벌이면서도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에 대응하는 통상 문제에서는 공동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퍼스트솔라와 한화큐셀의 관계가 그 구조를 보여준다. 한화큐셀은 맥시온(Maxeon)이 2024년 텍사스 연방지법에 제기한 탑콘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지난달 합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맥시온의 청구는 동일 사안으로 재소송이 불가능한 형태로 기각됐다.



한화큐셀의 셀 제조공정.ⓒ한화솔루션
이번엔 한국산 수입이 타깃…한화큐셀이 피청원인으로

상황은 여기서 더 복잡해진다. 지난달 18일 또 다른 미국 제조업체 연합인 AMER가 미 상무부에 한국산 태양전지 관세 우회 여부 조사를 청원했다. AMER는 캐나디안솔라 미국 자회사(인디애나주), SEG솔라(텍사스), 헬리에네(미네소타) 세 곳으로 구성된다. AMER는 한화큐셀이 중국산 웨이퍼를 한국에서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기존 중국산 AD/CVD 관세를 우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서는 한국 내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생산 기반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청원을 낸 캐나디안솔라·SEG솔라·헬리에네는 한화큐셀이 앞서 주도한 동남아산 태양광 무역구제 조사의 피해 당사자들이었다. 과거 무역구제 대상이었던 업체들이 이번에는 청원인으로 나선 것이다. AASMT는 이번 한국산 청원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한화큐셀은 지난달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 셀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이달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하며 회사가 밝힌 미국 내 유일의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 완성을 눈앞에 뒀다. 자체 셀 생산능력은 3.3GW로, 8.6GW에 달하는 모듈 생산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AMER는 청원서에서 중국산 웨이퍼를 한국에서 가공하는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한화큐셀은 앞서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산 태양광에 고율 관세를 이끌어낸 2024~2025년 AD/CVD 케이스에서 AASMT의 공동 청원자로 참여했다. 이번에는 같은 구조의 청원에서 피청원인 위치에 놓였다.

테슬라까지 참가…다운스트림으로 번지는 파장

이번 특허 소송은 모듈 제조사 간 분쟁에 그치지 않고 다운스트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ITC는 지난달 10일 테슬라의 제3자 참가 신청을 허가하는 결정을 확정했다. 탑콘 모듈을 사용하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수입배제명령이 내려질 경우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소송 당사자가 아닌 테슬라도 제3자 참가인으로 절차에 참여했다.


한화큐셀 미국 법인 대변인 마르타 스토엡커는 AMER 청원에 대해 "우리는 미국 내 태양광 제조 리쇼어링을 주도해왔고, 강력한 무역 집행을 지지해 온 10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증거를 통해 그들의 주장이 근거 없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사는 통상 개시로부터 16~18개월 후 최종 결정이 내려지며 현재 담당 행정판사(ALJ)에게 배당돼 증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ITC는 퍼스트솔라의 소 취하 요청을 받아들여 인도 업체인 문드라 솔라(Mundra Solar Energy)와 아다니 그린에너지(Adani Green Energy)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상무부는 AMER 청원 접수 후 30일 이내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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