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與 '상임위 독식'에 대여 투쟁 발판 완성…이제 '민심' 향방이 관건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7.02 05:15  수정 2026.07.02 05:15

정점식, 7개 상임위 수용 요구 '거부'

의총서 '원구성' 공세 방향 논의 예정

총선까지 가져갈 '독주' 프레임 확보

'공소취소특검' 처리 여부가 분수령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윈회 독식이 오히려 국민의힘 입장에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대여 투쟁 수단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독주' 프레임을 활용한 여론전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소수 야당의 한계를 민심으로 돌파하려는 전략이 관철되기 위해선 여론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여당 주도로 일방적으로 결정된 원구성 관련해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구성 관련해 우리 당 입장은 의원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법사위원회를 포함한 상임위원회 10곳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선출된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예결특위 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야당 몫으로는 산자위를 포함해 외교통일위, 국토교통위, 정보위, 교육위, 보건복지위, 성평등가족위 등 7곳이 배정됐다. 상임위는 의석수에 맞춰 '11대 7' 비율로 배분됐지만, 국민의힘은 동의한 적이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민주당 출신 조 의장은 상임위원회 가동을 위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의안과에 '위원 사임의 건' 공문을 제출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지만,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홈페이지 상임위원회 현황에 조 의장이 '임의 배정'한 명단이 수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의장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야당 몫으로 배정한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해 여야가 협의만 내리면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원구성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원구성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상임위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위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급한 것은 법사위의 정상화가 아니라 민주당의 정상화"라면서 "민주당은 그렇게 상임위도 다 가져가고, 국회 운영도 마음대로 해보라. 원구성 정상화 없이는 어떤 협상도, 협조도 없을 것이다.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의 '상임위 포기' 의지에 대해 당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이미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법사위원장직을 양보할 수 없다는 총의가 모아졌고, 특히 3선 의원들도 협상 전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힘을 실었다. 이 기조는 현재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확보한 상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상황인 만큼, 당내에선 '원구성하지 말고 18개 상임위 모두 가지고 가라'라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며 "일부 3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의견이 일단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일 의원총회에서 대여 투쟁 방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18개 상임위를 모두 포기한 채 여당에 책임론을 제기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당의 독주에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원내지도부의 의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원구성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 원내대표뿐 아니라 당내 주류 의견인 것 같다"며 "의원총회에서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우선 들은 이후에 방향성이 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G7 정상회의 등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6월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당내에선 지난 2020년 21대 전반기 국회 당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간 사례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국회 주도권을 민주당이 잡게 되면서 임대차 3법과 공수처법 등 쟁점 입법이 여야 합의 없이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당시 민주당이 여론에 민감한 부동산 법안 등을 강행하면서 부정 평가가 누적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어진 4·7 재보궐선거와 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22대 후반기 국회도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에는 '공소 취소 특검'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한 특검법 처리 때문에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사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에 집착했던 진짜 목적은 공소 취소 특검을 반드시 관철시켜 이 대통령 재판 취소를 완수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예측한 대로 민주당이 '공소 취소 특검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대여 투쟁 수단을 확보할 뿐 아니라, '정부 견제론'을 부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민주당은 현재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 자칫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고, 공소 취소 특검법 역시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며 자세를 낮추는 탓에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여야 수싸움은 치열한 상태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21대 국회 당시 18개 상임위 전체를 민주당이 한 적이 있었는데, (11개 상임위만 선출한 이유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지 말자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대통령 흠집 내기나 정쟁화를 계속하려는 것 같은데, 조작기소 특검법은 지방선거 이후 공론화나 숙의 과정을 통해 정하겠다고 몇 차례 걸쳐서 얘기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선 민주당이 원구성을 서두른 배경에 8·17 전당대회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온다.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기 전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서둘러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탓에 무리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원구성을 무리하게 서두른 이유가 공소 취소 특검과 검사의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 등을 서둘러서 통과시키려 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 대통령 방탄을 완성하고 종전에는 김 전 총리가 당대표로 선출되기 위한 연결된 행보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 입법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다 보면 민심에 반감을 키울 일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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