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좋긴한데…어수선한 민주당, 왜?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7.01 05:00  수정 2026.07.01 05:00

'서남권 800조원' 투자에 전북 배제되자

이원택 "우려와 실망 크지 않을 수 없어"

李대통령 "추가로 보완" 진화 나섰지만

'전북 소외'에 호남 표 엇갈릴 가능성도↑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의 투자 계획 발표를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에 들어설 800조원 규모의 제2반도체 생산거점 발표에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남권'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투자가 광주·전남에 집중된 만큼 다른 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같은 '호남권'으로 묶였지만 이번 투자에서 사실상 소외된 전북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만큼 향후 이 대통령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전주대에서 열린 전북지사직 인수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 "전날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도민에게 상실감과 실망을 안겼다"며 "3중 소외를 겪고 있는 전북 입장에서는 걱정과 우려, 실망이 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하는 내용의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문제는 이번 발표에서 전북에 대한 투자 계획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당선인은 "저와 도내 정치권이 반도체 클러스터 분산 배치를 요구했었고, 어느 정도 답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발표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불만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도 우회적으로 터져나왔다. 전북 전주병을 지역구로 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그동아 소외된 지역과 지방에 대한 축복이었다'며 "전북과 경남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선도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이게 아마도 전북도 좀 더 신경 쓰라는 취지로 들린다"며 "잘된 데는 잘된 데대로, 약간 소외됐다고 생각한 지역은 섭섭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추가적인 대책을 통해 보완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전북 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민선 9기 전북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최종보고 후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 발표한 총 1461조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에서 전북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서남권 발전이란 명분 아래 광주·전남에만 800조원을 몰아주고 550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계획에서도 전북의 이름은 완전히 제외됐다. 180만 전북도민의 정당한 권리를 외면한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6월 30일 전북 전주시 전주대학교 스타센터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내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전북 완주·진안·무주의 3선인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에 대해 "이러한 구체적 투자구상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전북의 역할과 위상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지역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산업 전략의 완성도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앞서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의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호남 반도체 투자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지만 '용인 몰빵' 부작용이 '광주 몰빵'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분산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장 효과적인 건 한 회사는 전북, 다른 한 회사는 전남·광주권에 배치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 역시 같은 의미에서다.


여권 내 일각에선 이 같은 광주·전남 몰아주기로 인해 다른 지역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가 8·17 전당대회와 정치적으로 연관이 있단 분석이 나오면서, 표심이 뒤흔들릴 수 있단 점이다. 특히 전북은 광주·전남 못지 않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책임당원이 다수 있는 만큼, '전북 소외'가 전대에서 의외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외론'이 커지면서 전북 당원들이 이탈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이 대통령이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민석 국무총리가 입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이 대통령의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결정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당권 주자로 김 총리를 꼽아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호남이 갖고 있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드러내지 않는 것이지 (이번 투자 발표가) 어떤 의미인지는 다들 알고 있다"며 "전북이 생각보다 세게 반발하고 있는데, 당심 70%가 반영되는 첫 전 대에서 전북 당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 전당대회에 적극 참여하는 비중은 호남이 압도적이고 수도권 순서로 가는데 전북에서 반발이 나오는게 전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오히려 김 총리를 찍어야 우리도 뭔가 생기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정청래 전 대표 쪽으로 확 몰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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