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후 노동위 사건 급증…넓어지는 노사분쟁 전선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6.10 10:04  수정 2026.06.10 10:04

노동위로 몰리는 노사분쟁 사건

원청 교섭 늘며 달라진 노사관계

성과급 갈등 산업계 전반 확산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 접수 사건이 급증하면서 노사 갈등이 노동위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노동위 접수 사건은 전년 동기보다 44.7% 증가했다. 하청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가 늘어난 데다 주요 기업 노사 갈등도 이어지면서 노동위로 유입되는 노사 분쟁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노동위 사건 45% 급증…하청노조 교섭 요구 증가


7일 노동위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1~4월 노동위 접수 사건은 1만458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80건보다 4502건 증가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하청 노동자의 원청 상대 교섭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위 안팎에서는 법 시행 이후 새롭게 유입된 사건이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사건 외에도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 교섭창구 단일화, 교섭단위 분리 신청 등이 노동위에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위 접수 사건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25년 노동위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접수 사건은 ▲2021년 1만7800건 ▲2022년 1만8110건 ▲2023년 2만1691건 ▲2024년 2만4265건 ▲2025년 2만6806건으로 늘었다.


사건 증가에 따라 처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노동위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4년 50.1일에서 2025년 52.7일로 증가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같은 기간 93.8일에서 114.6일로 늘었다.


노동위 결정 이후 이어지는 행정소송 부담도 커지고 있다.


행정소송 평균 처리 기간은 지난해 1137일로 집계됐다. 2023년 957일, 2024년 1092일보다 증가한 수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법 개정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며 “이 때문에 성과급 문제도 교섭과 쟁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첫 파업 예고…성과급 갈등 산업계 확산


노동위 사건 증가와 함께 주요 기업 노사 갈등도 격화되는 모습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0일 창사 이후 첫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성과급 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도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다음 달 15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산업계에서는 최근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주요 노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 교수는 “성과급은 그동안 임금과는 다른 성격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노사 협상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성과 보상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 전 노동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합법적 쟁의권 확보 절차를 밟는다. 파업 이후에는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이나 부당징계 구제신청 등 후속 사건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 노사 갈등이 노란봉투법 때문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관련해 “노란봉투법이 판을 키웠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정반대”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하는 논리 가운데 하나가 협력업체나 하청 노동자는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도 자신들의 노동 조건을 실질적으로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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