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발표 직후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적막
"지난 선거 투표율 더 높아 용지 부족 말 되나"
장동혁, 두 손 모은 채 굳은 표정…모니터만 응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당직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3일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종료되고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지하 1층 개표상황실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자리에 앉아 있던 30여명 모두 한마디 없이 모니터만 응시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만 잠깐 놀란 표정으로 옆에 앉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짧게 대화를 나눴을 뿐, 다른 인사들은 미동조차 없었다.
장 대표는 두 손을 모은 채 모니터만 응시했다. 표정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카메라 셔터 소리만 정적 속에 길게 이어졌다.
상황실 백드롭에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이 큼지막하게 걸렸다. 그 옆으로는 지역구·비례 후보자 전원의 사진과 이름이 붙은 현수막이 자리했다. 당선이 확정되는 후보 사진에는 스티커가 부착될 예정이었지만, 발표 직후 상황실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1열에는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김재원·김민수 최고위원, 신동욱·정점식·송언석·조광한 의원 등 11명이 자리했다. 2열에는 김장겸·박충권·최수진·유상범·정희용·서천호·박성훈·최보윤·박준태 의원 등 10명이, 3열에는 주요 당직자 5명과 실·국장 4명이 배치됐다. 모두 30여명이 자리한 상황실에서 발표 이후 들려온 것은 카메라 셔터 소리뿐이었다.
잠시 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굳은 표정으로 무대 중앙에 송출되는 방송 10개 채널을 번갈아 살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두 손을 모은 채 긴장된 듯 손을 모았다.
광고가 흘러나오자 송 원내대표가 화면을 가리키며 "소리 좀"이라고 짧게 말했다. 당직자가 후다닥 나와 리모컨으로 TV 소리를 줄였다. 곧이어 송 원내대표는 "소리 바꿔주세요"라며 다른 채널로 옮길 것을 요청했다. 출구조사 발표 이후 처음으로 상황실에서 들린 또렷한 목소리였다.
송 원내대표는 다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자리를 둘러봐도 누구 하나 입을 떼는 사람이 없었다. 정점식 의원이 송 원내대표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건넸다. 송 원내대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정 의원이 "아까"라고 운을 떼자 송 원내대표가 말을 받았지만,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장 대표는 그사이에도 미동이 없었다. 발표 이후 5분이 지나도록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모니터만 응시했다.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옆자리 송 원내대표나 정 의원의 짧은 대화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선거대책위 관계자들이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보고 있는 가운데 빈자리가 눈에 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열에 앉은 유상범·정희용 의원의 표정도 무겁게 굳어 있었다. 김민수 최고위원이 크게 숨을 들이켰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박성훈 의원은 휴대전화를 잠시 들여다보다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박충권 의원은 팔짱을 낀 채 모니터를 응시했다.
상황실 뒤편에 빼곡히 자리한 기자석에서도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만 간간이 흘렀다.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송 원내대표는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손가락으로 'V' 자를 펴 보이기도 했다. 들어오는 길에 "너무하는 거 아니야, 투표도 안 끝났는데 발표해도 되나"라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출구조사 발표 시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또 송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보다 지난 선거 때 투표율이 더 높았거든요. 그때도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얘기가 없었다"며 "예산을 다 가져가서 썼을 거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그런 분위기는 자취를 감췄다.
상황실 적막은 한참을 더 이어졌다. 모니터 속 화면만 분주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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