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진표 사실상 완성…당권 레이스 본격화 [정국 기상대]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7.28 04:15  수정 2025.07.28 04:15

한동훈 전격 불출마 선언으로

대진표 윤곽 한층 뚜렷해져

전한길 입당 계기로 '친길 vs 반길'

구도 속 '회색지대' 주진우 출마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5월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전격 불출마 선언으로 8·22 전당대회 대진표의 윤곽이 한층 뚜렷해졌다. 비록 후보 등록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지만 핵심 인사의 깜짝 출마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가운데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의 입당을 계기로 형성된 이른바 '친길(친전한길)'의 김문수·장동혁 후보, 이에 맞서는 '반길(반전한길)' 안철수·조경태 후보, 그리고 양측의 회색지대에 선 주진우 후보까지 각자의 전략으로 본격적인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최근 당내에서 징계 논의가 진행 중인 전 씨가 주도하는 보수 유튜브 토론 방송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에는 전 씨를 비롯해 고성국·성창경·강용석 등 강성 보수 유튜버들이 참여하며, 당대표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각자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계획이다.


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당 안팎에서 '극단'으로 분류되는 전 씨를 적극 포용하면서,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표심 결집에 나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데 더해, 보수 유튜버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문수 후보 측 관계자는 "유튜브 출연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김 후보가) 107명 국민의힘 의원들을 하나로 모아 단일대오를 구축해 당을 재정비하고, 어느 특정 지지층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통 보수를 결집 시키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집회를 주도하고, 부정선거론을 제기해온 전 씨의 입당에 대해 당내에서는 찬반이 엇갈렸지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전 씨를 포용하며 강성 지지층의 민심을 공략하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전 씨의 입당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며, 장 후보는 최근 자신이 주최한 세미나에 전 씨를 초청하기도 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24일 SBS라디오에서 전 씨의 입당에 대해 "당이 이미 전 씨를 품어서 우리 당원으로 있다"고 주장하며 "무엇이 극우인지는 상당히 논란이 될 수 있다. 전 씨가 뭘 했나. 지나치게 극우다 극우다 하는 얘기는 근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국회박물관 로비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 후보는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던 당시 전 씨를 두고 "토론회에 온 모든 분들은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해왔고, 탄핵 국면에서 그 누구보다 국민을 위해 열심히 싸워온 분들"이라며 "나와 생각이 다른 분들이 토론회에 왔다 해서, 그때는 함께 싸웠던 사람들이 이제는 대선에 패배했으니 곁에 오지 말라는 건 보수정당이 보일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또한 장 후보는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도 일부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장 후보는 "논란이 있는 주제고 제 입장은 한결같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부실 관리 책임이 있고,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대표 후보 중 중도 확장성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철수 후보는 현장 소통에 방점을 둔 '게릴라 버스킹'으로 민심을 두드리고 있다.


안 의원은 대전·수원에 이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한 쇼핑몰에서 게릴라 버스킹 '철수형은 듣고싶어서'를 열었다.


여기에 과거 혁신위원장 내정 당시 끝내 완수하지 못했던 당 혁신을 이번엔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각오로, 자신만의 혁신안을 앞세워 승부수를 띄우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국회서 당 개혁을 위한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고위원 명칭 변경 △광역단체장 '당원100% 공천제'를 통한 당원권 확대 △대선 백서 발간 및 인적 쇄신 추진 △청년층 정치 참여 확대 등이다.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전 시장 등과의 연이은 회동을 통해 외연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안철수 의원실·뉴시스

조경태 후보는 '혁신 연대'를 위한 보폭을 넓히면서도 '혁신 후보 단일화'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단일화만 이뤄진다면 결선 투표 없이 과반 득표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 단일후보마저 좌초된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모든 선거에서 필패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를 마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계파색이 옅고 '정치 신인'인 주진우 후보는 계파 갈등을 넘는 통합의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지방선거와 청년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아, 자신만의 색깔과 정책으로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주 후보는 한때 범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긴 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법률 검토를 맡으며 전면에서 '기각'의 타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주 후보는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회동에서 "지금 우리 당은 각자 쇄신을 이야기하지만, 첨예한 갈등으로 개혁의 성과를 내기는커녕 국민들에게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파색이 없는 초선 정치신인이 당대표에 도전함으로써 전당대회를 흥행시키고 당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제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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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동훈은 더 이상 논하지마라. 짜증난다. 간넘이 다시오면 두동강을 내야! 구더기 밥으로!
    2025.07.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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