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표용지 인쇄…단일화 1차 시한 넘겨
2차 마지노선은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28일
김문수 "여러 각도에서 李 만나는 계획 추진"
이준석 "단일화 프레임으로 정치 혼탁하게"
6·3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25일 시작되면서,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1차 데드라인'이 지나가게 됐다. 국민의힘에선 투표용지 인쇄 전날인 24일을 '단일화 1차 시한'으로 보고 있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29~30일)가 시작되는 오는 29일 전날인 28일(단일화 2차 시한)까지 이준석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가 28일까지 단일화를 한다면, 사전투표 용지에는 사퇴하는 후보의 이름 옆에 '사퇴'가 표기되고, 본투표 용지에는 두 후보의 이름이 기재된 채 투표소에 사퇴 안내문이 붙는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사전투표 전날인 2022년 3월 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계속되는 단일화 러브콜에도 요지부동이다. 김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여러 각도에서 지금 (이 후보와) 만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며 "계속 한뿌리였으니,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언제까지 어떻게 된다는 건 말씀드릴 형편이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담판 계획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아침에 일어나니 국민의힘 의원 4명 정도가 연락이 와있던데, '콜백'(답 전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은 단일화 담론으로 '이재명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며 "자꾸 '단일화무새'(단일화+앵무새) 같은 행동을 하니까 이재명 후보가 망상에 찌들어 이준석이 단일화할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자꾸 도움이 안 되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이재명 후보는 이미 40%대 초반까지 지지율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단일화 프레임 같은 걸로 정치를 혼탁하게 하지 말고 이 판에서 빠져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부정선거에 대해 의견이 비슷했던 황교안 무소속·김문수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단일화해도 좋다"며 "선거 공정성에 대해 의심한 공통의 이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거듭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젊은 세대가 흔들림없이 새로운 정치 체제를 구축하는 데 나서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준 홍 전 시장에게 감사드리고, 홍 전 시장이 구현하고 싶어 했던 정치를 내 정치 안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재차 밝히고 있지만, 단일화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넘어선다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두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단일화 논의가 점차 탄력을 받고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두 후보의 핵심 지지층이 달라 단일화를 하더라도, 일부 지지층이 이탈해 기대했던 것만큼의 단일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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