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훈련 무지함에도 자격증 취득 가능성
정부, 실기 대상자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며 방관
본인 및 직계가족 소유 동물 응시 기준 논란 지속
방계혈족인 배우자 소유면 실기 시험 응시 불가
농식품부 전경. ⓒ데일리안DB
올해 첫 시행된 ‘반려동물행동지도사’ 국가자격증 취득 기준 악용 가능성에도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내년엔 1급 시험이 처음으로 시행되는데 반려동물 훈련에 무지한 사람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자격시험은 1급과 2급으로 분류됐다. 2급은 반려동물에 대한 행동지도, 행동분석 및 평가, 소유자 등에 대한 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1급은 반려동물 행동지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자격을 부여 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는 기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별했으며, 내년에 처음으로 반려동물행동지도사와 관련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을 선별한다. 올해 2급 시험은 실기시험까지 마무리 돼 합격자 발표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동물등록제 악용 가능성이다.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실기시험은 본인 및 직계가족 소유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반려동물 행동을 지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갖춘 자들에게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해당 기준을 설정했다고 농식품부 측은 설명했다.
반려동물이 없음에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면 이미 훈련이 된 지인 등 반려동물을 내 소유로 변경하면 된다. 시험에 합격하면 그 이후 다시 소유주를 지인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 ‘본인 소유 반려동물’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악용하는 사례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시험 당시 본인 소유 반려동물’이 맞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험 신청 접수 시기부터 최종 합격한 시점까지 본인 소유 반려동물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시험 이전과 이후에 반려동물 소유주가 변경됐다는 사실을 설령 확인을 하더라도, 시험 당시엔 본인 소유 반려동물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 이전과 이후 반려동물 소유주가 변경됐다고 해도, 그 기준점을 어떻게 잡느냐도 고민거리”라며 “시험 전후로 한 달만에 소유주가 바뀌면 의심을 하고, 두 달 있다가 바꾸면 괜찮은 거라고 봐야 하나”고 덧붙였다.
지인의 반려동물을 잠시 내 소유로 변경해 시험을 치른 뒤, 다시 소유주를 지인으로 변경하는 게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사례가 문제가 없다면 ‘본인 및 직계가족 소유 반려동물’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은 무색하다.
본인 또는 직계가족 소유 반려동물만 참여 가능한 점도 여전히 논란이다. 직계가족은 응시자를 기준으로 부모, 조부모, 자녀, 손주다. 배우자와 형제·자매는 직계혈족이 아닌 방계혈족이다.
본인이 키우는 반려동물이지만 소유주가 배우자로 등록돼 있으면 실기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는 방계혈족 중에서도 배우자 소유 반려동물은 실기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행동지도사 필기시험에 응시한 A 씨는 “정부에서 관리감독을 하는 시험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엉망”이라며 “처음엔 본인 또는 직계가족 반려동물만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고 해, 배우자 소유로 돼 있어 실기 응시를 못했다. 시험 직전 소유주를 변경해서라도 응시가 가능하냐는 문의를 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험 당시에만 반려동물이 있어야 하는 거라면 소유주를 변경해 볼 수 있는데, 이건 꼼수 아닌가 싶다”며 “이런 꼼수가 문제가 없는 거면 왜 본인 소유 반려동물이 있어야지만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기준이 세워진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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