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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이냐 권영세냐…일곱 가지 체크포인트


입력 2020.05.08 06:00 수정 2020.05.08 05:2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오늘 제1야당의 21대 첫 원내지도부 결판 난다

주호영·이종배 vs 권영세·조해진 현재 판세는?

미래통합당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과 권영세 당선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과 권영세 당선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8일 후보자 토론을 거쳐 21대 국회 첫 원내지도부를 선출한다.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이종배(3선·충북 충주)냐, 권영세(4선·서울 용산)~조해진(3선·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냐. 통합당 관계자들은 △지역 △초선 당선인 △계파 △네거티브 △러닝메이트 △현장 토론과 함께 △읽을 수 없는 정서까지 일곱 가지 체크포인트를 제시하면서도 "승부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역…결속 강한 '보수 심장' 근거 삼은 주호영
권영세, 수도권 생환 내세워 변화와 혁신 주장


△지역에 있어서는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에 근거를 두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 유리하다는 주장과, '험지' 서울·수도권에서 생환한 권영세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대구경북 25석 중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당선된 1석(대구 수성을)을 제외한 24석을 석권했다. 단순 수치로도 지역구 84석 중 적지 않은 비중이다.


게다가 대구경북의 힘은 단순히 '84분의 24' 이상의 결속력에서 나온다. 이번에 원내대표 출마가 불발된 한 통합당 의원은 "내 파트너(정책위의장)가 될만한 대구경북 의원들이 다들 주호영 의원이 나온다고 못해준다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만큼 대구경북 의원들의 결속력이 강하다.


권영세 당선인도 조해진 당선인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해 영남권을 보강했지만, 부산울산경남의 결속력이 아무래도 대구경북보다는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경남 권역의 한 통합당 의원은 "경남에서는 집단적 의사가 잘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지역적 요소에서 무조건 주호영 의원이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권영세 당선인의 경우 서울·수도권에서 당선돼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변화와 혁신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 권역의 한 통합당 의원은 "지역적으로는 주호영 의원이 유리해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초선 당선인들이 우리 당이 수도권에서 약하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와 혁신에 대한 요구가 조금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초선 당선인…84표 중에서 40표 절반에 가까워
"초선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초선 당선인들은 통합당 84석 중 절반에 가까운 40석이다. 통합당 관계자들은 대체로 재선 이상에서는 주호영·이종배 의원이 백중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이 절반에 가까운 초선 표심에서 권영세·조해진 당선인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이종배 의원은 지난해 겨울에 예결위 간사를 하면서 어느 정도 덕을 쌓지 않으셨느냐"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주호영 의원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예산정국 때 없었던) 초선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계파…맏형·좌장 설치던 시절 막강 영향력 발휘
"계파 앞세워 나온 분 없고, 표 모을 분도 없다"


△계파 '맏형'이며 '좌장'이 통합당에 있던 시절에는 '뭘 모르는' 초선 당선인들에게 '오더'를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한 중진의원은 "그 때는 계파가 있었으니까 '친박이 민다' '비박이 민다' 하는 뒷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뒷배가 없어지지 않았느냐"라며 "그래서 초선 당선인들의 표심을 알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3선 의원도 "이제 우리 당에 계파는 더 이상 없다. 이번에도 출마하신 분들의 계파가 어떻다 하는 것은 보도에서조차 잘 언급되지 않지 않느냐"라며 "계파를 앞장세워서 나온 분도 없고, 계파의 표를 모을 사람도 없다"라고 잘라말했다.


초선 당선인들도 이같은 기류를 뒷받침했다. 한 초선 당선인은 "아무하고도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라며 "각자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 당선인도 "기류 몰라요"라며 "소통을 하더라도 개별적으로들 소통하시는 것 같더라"고 잘라 말했다.


네거티브…의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전파
과거 실제 유력 후보 표심 흩어놓은 전례 있어


△네거티브라는 '선거의 꽃'은 '정치의 프로' 국회의원들 사이에서의 경선도 유효한 전략이다. 특히 이번 경선처럼 출마자들의 대인 관계가 대체로 모두 원만하고 각자 장점이 뚜렷한 경우에는 '개별적 소통'을 통해 알음알음 전파되는 '네거티브'가 의원 유권자들의 표심을 뒤흔들 수도 있다.


한 초선 당선인은 "한 분은 대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 표심을 잡아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시고, 다른 분은 특임장관·원내수석·정책위의장 다 하셔서 협상력이 증명된데다 불교계가 굉장히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이처럼 서로 경쟁력이 있고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거꾸로 장점보다는 약점이 귀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복수 통합당 의원·당선인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주호영·이종배 의원에 대해서는 원내대표 후보인 주 의원이 과거 보수대분열 당시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복당했다는 점이 부정적인 맥락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권영세·조해진 당선인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20대 국회에서 원외에 있었기 때문에 당장 원구성 협상부터 시작해서 대여 협상에 나서기에는 정치적인 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전파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 사이에서의 '네거티브'는 영향이 없는 듯 하면서도 은근한 위력을 가진다. 20대 국회에서 통합당의 한 3선 의원은 가장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였으며 준비도 오래 전부터 했지만, 경선전을 앞두고 '네거티브'에 표심을 많이 잃어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당 의원이 기업을 소유하고 있어 원내대표가 될 경우 현 정권이 세무조사 등을 빌미로 협박하면 선명한 대여투쟁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네거티브'가 급속도로 전파됐던 탓이다.


러닝메이트…2015 원대경선 때 "20표 빠졌다"
"이번 나온 분들 다들 대인관계 좋다" 변수 안돼


△러닝메이트 제도도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의 관전포인트이자 묘미다. 정책위의장을 당대표가 임명하는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통합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짝을 지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도록 하고 있다. 러닝메이트는 지역 안배는 기본이며, 원내대표가 정무 전문가라면 정책위의장은 경제·정책 전문가가 나서는 식으로 구성된다.


또, 러닝메이트를 잘못 맺어서 극심한 감표(減票) 효과가 발생해 승부가 뒤집히는 경우마저 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2015년 원내대표 경선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였으나, 청와대의 하명으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홍문종 의원과 짝을 지어 출마하게 되면서 판을 그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직전해 지방선거에서 사무총장을 하면서 공천 관계로 당시 동료 의원들의 신망을 잃은 상황이었다. 한 의원은 "홍문종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이주영 의원 표에서 그 즉시 스무 표가 빠졌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러닝메이트는 이렇다할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한 통합당 의원은 "지금 나온 분들은 다들 대인관계가 좋은 분들"이라며 "다들 성격이 원만하신 분들이라 특별히 러닝메이트 때문에 표가 달아날 일은 없어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장토론…유난히 짧았던 시간, 대면접촉 못해
"토론과 정견 발표에서 많은 것이 결정될 것"


△현장 토론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최대 변수다. 초선 당선인들의 요구로 관철됐다.


통합당 중진의원은 "원래 원내대표 나갈 사람은 유권자들과 쭉 접촉을 한다. 유권자란 의원들"이라며 "일대일로 다 만난다. 집으로도 찾아가고 호텔 커피숍으로도 불러내고 백방으로 만나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서 주호영·이종배 의원이나 권영세·조해진 당선인을 막론하고 80명(후보 본인들 4명 제외)의 동료 의원·당선인들을 모두 실제로 만나서 접촉한 후보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당선인은 "(후보와의) 만남은 가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초선 당선인도 "만날 수가 없지 않느냐"라며 "동네에서 당선인사 하느라고 바쁜데 어떻게 만나느냐"라고 반문했다.


물론 전화 통화 정도는 다 했겠지만 대체로 한 쪽은 호소로, 다른 쪽은 덕담으로 일관하다 끝나는 전화 통화와는 달리 현장 토론은 실제로 유권자들이 판단을 내리고 표심을 굳힌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다른 것에 비견하기 어렵다.


한 3선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특별하게 그날 장시간 토론이 있으니까 거기에 많이 좌우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당락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하기는 어렵고, 그날 당일에 많이들 결정할 것 같다"고 바라봤다.


초선 당선인도 "지금은 당이 힘든 시기라 구세주를 바랄 수야 없겠지만 아주 특별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전화로 정견을 듣기는 했지만 현장 토론과 정견 발표에서 많은 것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읽을 수 없는 정서…당내 경선, 예측 자주 엎어져
"의원들이 최고 예측불가능한 유권자, 지켜보라"


△읽을 수 없는 정서가 작용해서 전혀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통합당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항상 최고의 예측불가능한 유권자 아니냐"라며 "정의화 의원이 국회의장이 될 때 정 의장이 당선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느냐"라고 되물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난 2014년 5월 국회의장 당내 경선에서 직전에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차례로 지낸 황우여 전 대표를 큰 표차로 꺾고 의장에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황 전 대표는 평소 '황희 정승'이라 불릴 정도로 대인관계가 탁월하게 원만한데다, 당시 경선에서는 당을 지배하던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 사격까지 받고 있었기 때문에 경선 결과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 의원은 "그 때 어떤 기자는 '정의화가 되면은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했다. 그런데 정의화 의장이 됐다"며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의원들 사이의 경선이 원래 그렇다. 한 번 지켜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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