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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 인터뷰] 윤창현 "식인 상어 안 잡혔는데 돈 줘봐야…기업 지원에 집중해야"


입력 2020.04.22 04:00 수정 2020.04.22 10:39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21대 국회서 야당 유일의 금융계 수장 출신

보수 시민단체 '바른사회' 총장도 두 차례 지내

"명분 위주의 文정부 경제정책 지적하고

지나친 규제 입법에 반대하는 데 초점 맞추겠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21일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21일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통틀어 야당에서는 유일한 금융계 수장 출신이다. 21대 국회에서 금융 정책 담당 기관을 관장하는 정무위원회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연구원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낸 윤 당선자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이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도 두 차례 지냈다. 윤 당선자가 금융계는 물론 보수 시민사회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유다.


윤 당선자는 21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이 힘을 잃어 각종 입법활동에 제약이 생길 것을 우려하면서도 금산분리 완화, 인터넷은행법 처리 등에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원칙을 너무 무시하고 온 면이 많다"며 특히 "기업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명분 위주의 경제 정책이 실리·성과와 함께 조화롭게 갈 수 있도록 훈수를 두고 지적을 하거나 지나친 규제 입법에 반대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융 산업에 대해선 '지원의 관점'만 가지지 말고 '발전의 관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며 가칭 '온라인 금융 특별법'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시장주의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시장주의는 복지하지 말자, 양극화를 조장하자는 게 아니라 '키움이 많을수록 나눌게 많아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조화롭게 봐야지 한쪽으로만 보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같은 '금융통'으로 분류된 더불어민주당의 이용우(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홍성국(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당선인에 대해서는 당은 다르지만 공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밝혔다. 그는 "금융권에서 당국의 압박을 받아보신 분들이니 '을'들의 설움을 많이 알지 않을까, 좀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21일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21일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금융권의 필요(나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좀 더 많이 다니면서 구체적으로 봐야겠지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금산분리 관련 법안이다. 여당에서 마치 도그마처럼 금산분리를 금과옥조로 여기는데, 실제로는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에 양질의 자본이 자꾸 들어와줘야 한다. KT가 금융 산업에 돈을 좀 넣겠다고 하는데 왜 막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을 특혜라고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본다. 금융을 너무 구분하기보다 산업과 연결해 좋은 자본이 많이 투입이 되면 좋겠다."


-21대 국회에서 어떤 법안들을 처리하고 싶나


"네거티브 규제(법이 금지한 것 이외는 모두 허용하는 규제) 시스템으로 가자고 많이 하는데, 실제로는 쉽지 않다. 체득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지티브 규제(법에서 허용한 것만 가능한 규제)를 다양화시키고 미리 길을 많이 터놓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고객 중심 마인드로 금융 정책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미리 길을 터놓고 오시라고 하면 되지 않나. 특히 인터넷뱅킹 관련 법은 다시 논의를 해봤으면 좋겠다. 핀테크나 최근에 나타난 스테이블 코인, 사이버원화 등이 발전하도록 하는 지원법에도 관심이 있다. 가칭 '온라인 금융지원법'이다. 금융과 IT영역, 산업 영역이 겹치는 분야에서 규제가 애매한 부분에 대해 미리 법적 근거를 만들어서 사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싶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만큼이나 규제 완화 관련 활동도 중요할 것 같다


"그와 관련해선 금융감독원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은행 관계자들과 얘기하면 금감원의 힘이 너무 세서 불만들이 많다. 고래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다. 금감원의 독점성에서 오는 지나치게 높은 위상(이 문제다.) 모든 기관을 상대로 매를 때린다. 군림하는 것 같고, 지나친 국가주의적 모습이 여러군데서 나타난다. 독점을 깬다든가 두 개로 나눠본다든가 해서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싶다."


-금융 산업과 관련해서는 자체적인 경쟁력에 대해 강조해왔다


"여당 전반적으로 금융에 대한 접근이 상당히 부정적인 면이 많다. 은행에 대해서는 '돈 벌어서 뭐해 지원이나 잘하지'이런 시각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은행도 돈을 벌어 축적해두고 자본을 쌓아놓아야 부실대출 등 문제가 터졌을 때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결국 자체경쟁력 강화와 외부 지원 두 역할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평가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종식 시점이다. 한 외국 언론에서 '식인 상어가 잡히는 시점'이라고 표현하더라. 식인상어가 있으면 아무도 바다로 안 들어간다. 그러나 일단 잡히면 우루루 해변으로 나가서 물놀이를 즐길 것이다. 상어가 아직 안 잡혔는데 돈을 준다면,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안 쓰고 저축을 할 것 같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이해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일부만 사용되고 일부는 저장돼버릴 것이다.


액수나 범위를 최소화해 진짜 힘드신 분들을 선별해 드려야 한다. 꼭 필요한 일부에게만 주고 식인상어가 잡힐 때까지는 기업들이 문을 열어 놓게 만드는 쪽에 재원을 집중하는 게 낫다. 상어가 잡히기 전에 기업이 문을 닫고 망해버리면 상어가 잡혀도 확 좋아지지 못한다. 코로나 종식 시점까지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말고 집중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살아 있어야 거기에 속한 개인들에게 월급도 지급된다. 이게 기업과 개인을 동시에 살리는 방향이다."


-최근 나타난 개인 투자 열풍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이번에 사놓고 5년 내지는 10년까지 기다리는 자세로 갔으면 좋겠다. 개인투자에 있어서는 장기 투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에게는 주식과 결혼을 한다거나 자녀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사서 모아놓고 한참 뜸을 들이는 장기투자가 제일 어울린다. 아니면 펀드 가입을 통해 간접 투자를 해야 한다. 흐름을 좇아가며 '바이로우, 셀하이'히려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시장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주의라는 것은 복지하지 말자, 양극화를 조장하자는 게 아니다. 키움이 많을수록 나눌 것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조화롭게 봐야지 한쪽으로면 보면 안 된다. 시장친화에 대해 양극화만 강조하지 일자리 창출, 빈곤 탈출이라는 긍정적인 면은 등한시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 친화적이지 않으면 양극화는 더 심화한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양극화가 줄어둘고 소득도 많아진다. 이를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각오


"180석의 거대 야당이 키를 잡고 명분 위주의 기업을 압박하는 조치를 마구 취하면 우리나라 기업이 너무 힘들어질 것 같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국민들이 힘들어지는 것 아닌가. 그걸 일반 국민들이 느끼게 되는 정도로 나빠지면 그 다음엔 대책이 없게 된다. 명분 위주의 경제 정책이 실리·성과와 함께 조화롭게 갈 수 있도록 훈수를 두고 지적을 하거나 지나친 규제 입법에 반대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의정활동을 하겠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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