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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탈퇴…北김정은 '솔깃'하나


입력 2020.01.06 13:22 수정 2020.01.09 22:16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핵무기, 서방세력 압박 맞서는 '유일한 카드' 판단 굳힐듯

핵합의 영속성 의구심…북미협상에 신뢰 저버릴수도

핵무기, 서방세력 압박 맞서는 '유일한 카드' 판단 굳힐듯

핵합의 영속성 의구심…북미협상에 신뢰 저버릴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란 정부가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스드군 사령관이 미군의 공격에 사살당한데 맞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사실상 탈퇴를 선언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가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며 "이는 곧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은 이란이 현재 지키는 핵합의의 마지막 핵심 부분 이었다"며 "이를 버리겠다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란은 지난해 5월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자 4단계에 걸쳐 핵합의 이행 수준을 줄여왔다.


이란의 이같은 강행보는 김 위원장의 정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과 북한은 핵무기 개발 수준이나 지정학적 위치 등이 상이하지만 핵무기로 미국에 맞서려는 '반미 독재국가'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란이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것은 절대적 강국인 미국과 서방 동맹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핵무기가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역시 핵무기만이 미국의 압박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인식을 굳힐 수 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라늄을 5% 농도까지 농축한 이란이 핵탄두를 개발하려면 1년 반 가량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이란은 사거리 2000km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핵탄두 개발·장착이 이뤄지면 중동과 서유럽의 미 동맹국들을 사정권에 놓고 '핵 인질극'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또 김 위원장은 비핵화 합의의 영속성에 회의감을 갖고 핵무기 은닉 및 부분적 보유에 더욱 골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체결된 '이란 핵합의'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뒤집힌 사태를 목격했다. 아울러 최근 이란 사태는 핵합의 체결 뒤에도 급변하는 정세에 따라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받을 수 있음을 드러냈다.


세습 독재자로서 평생 정권을 유지하려는 김 위원장은 향후 서방 동맹세력의 새로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을 인식하고 핵무기를 남겨 놓으려 할 공산이 크다.


한편 북한 당국은 중동지역의 정세를 발 빠르게 전하며 사안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신문은 6일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논평을 인용해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중국 외교부장 왕이와 러시아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가 4일 전화대화에서 이라크의 바그다드시 비행장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모험적인 군사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고 전했다.


또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5일 '군사전문가들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으로 전망'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미국이 중동 지역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친미 국가들도 내부의 정치, 경제적 위기를 핑계로 미군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동참해 미국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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