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미래 사업 승부…현대차그룹 조직 싹 바꿨다(종합)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2.18 12:01  수정 2025.12.18 12:02

사장 4명 등 219명 승진…대상자 30% R&D·주요 기술 분야

현대차·기아 양대 연구개발 조직 수장 나란히 교체 단행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화 목표

글로벌 불확실성 대비 조치도…리더십 혁신으로 체질 개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전시 '움직임의 유산'을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연구개발(R&D) 수장과 생산담당 사장, 그룹 싱크탱크인 HMG 경영연구원장 등을 모두 교체했고 승진 대상자 중 30%가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나왔다. 정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사업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사장 4명을 비롯해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신규선임) 176명 등 총 219명의 승진을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리더십 혁신으로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현대차·기아 R&D 본부·AVP 본부 수장 교체 공식화
R&D본부장 하러 임명…AVP 본부 송창현 후임은 미정


먼저, 소트프웨어 기반의 압도적인 기술 우위 확보를 주도할 핵심 부문의 수장을 교체한 것이 주목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혁신 가속화를 위해 만프레드 하러(R&D본부장)·정준철(제조부문장)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한다.


하러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으로서 제품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량의 기본성능 향상을 주도했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만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러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으로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SDV 성공을 위한 R&D 차원의 기술 경쟁력을 한 층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 사임한 AVP본부 송창현 사장의 후임은 빠른 시일 내에 선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송 전 사장 주도로 구축한 SDV 개발전략 수립과 아트리아 AI 등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영역에서의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조부문장 정준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정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이번 승진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생산체계 구축과 로보틱스 등 그룹의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에 주력할 전망이다.


또한 현대차 국내공장을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에 제조기술 엔지니어링에 정통한 현대생기센터 최영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임명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명 사장 승진자를 SDV 체계전환의 핵심 포지션에 발탁했다"며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국내생산담당으로 임명함으로써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18일 사장단을 포함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제조부문장 사장(왼쪽부터), 정준철 현대차·기아 제조부문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겸 기아미국 법인장 사장,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 내정자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철저한 성과 중심 인사 기조도 이어갔다. 정 회장은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윤 사장은 본사 미주실장,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거치며 비즈니스 전문성과 북미 시장의 인사이트를 보유한 판매 전문가로 손꼽힌다. 윤 사장은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도 전년대비 8%가 넘는 소매 판매 신장을 이뤄내며 기아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분야별 전문성 중심 승진·발탁…"미래 경쟁력 구축 속도"
현대제철 새 대표에 이보룡…서강현,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승진·발탁도 시행됐다. 이를 통해 미래 경쟁력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로 현대제철 생산본부장 이보룡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임명된다. 2023년부터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맡아온 서강현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사장은 30년 이상의 풍부한 철강업계 경험을 기반으로 R&D 분야 내 엔지니어링 전문성뿐만 아니라 철강사업 총괄운영 경험까지도 풍부한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전략적인 대규모 설비·기술 투자 등을 연속성 있게 추진해 나감으로써 현대제철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담당 부회장으로서 모빌리티·수소 에너지·로보틱스 등 그룹 핵심 미래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사업 간 유기적인 연계를 목표로 관련 부문을 총괄한다. 이 밖에 현대카드 조장현 대표와 현대커머셜 전시우 대표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정 회장의 기술인재 중심 인사철학은 이번 인사에서도 반영됐다. 전체 승진 대상자 중 30% 가까이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발탁·승진시켰다. 사장 승진 4명을 포함해 부사장 14명, 전부 25명, 상무 신규선임 176명 등 총 219명이 승진했는데, 지난해보단 승진자 수는 20명 줄었지만 조직 슬림화와 미래 재투자 여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과감한 세대교체…상무 초임 평균 연령 첫 40대
싱크탱크 HMG경영연구원장엔 외부 인사 영입


과감한 세대 교체도 단행됐다. 상무 신규선임 대상자 중 40대의 비율은 지난 2020년 24% 수준에서 올해 절반 가까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상무 초임의 평균 연령도 올해 처음 40대로 진입했다. 80년대생 상무로는 조범수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만 42세)과 권혜령 현대건설 플랜트기술영업팀장(만 45세) 등 총 12명이 신규 선임됐다.


아울러 정 회장은 글로벌 인재 영입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는 HMG경영연구원 원장으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경제학과 신용석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신 부사장은 글로벌 학계에서 거시경제·경제성장 및 융합형 연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며, 향후 현대차그룹 내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외에도 R&D, 소프트웨어,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핵심분야에서 우수 인재를 영입해 글로벌 시장의 기술 경쟁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쇄신과 리더십 체질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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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혜택확줄이고 차값반으로줄려라,
    2025.12.1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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