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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바른정당계, 23개월의 '동행' 마침표…'새로운 정치세력화' 실패로


입력 2020.01.04 06:00 수정 2020.01.04 06:37        최현욱 기자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23개월 만에 공식 분당

2번의 주요 선거 참패…계파별 사분오열 반복해

이념· 지분 싸움, 손학규와의 갈등 주 원인으로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23개월 만에 공식 분당
2번의 주요 선거 참패…계파별 사분오열 반복해
이념· 지분 싸움, 손학규와의 갈등 주 원인으로


유승민, 안철수 통합추진위 공동대표가 2018년 2월 13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승민, 안철수 통합추진위 공동대표가 2018년 2월 13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 8명이 3일 공식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2018년 2월 개혁적 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과 합리적 중도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전격 합당하며 탄생한 바른미래당은 결국 1년 11개월 만에 둘로 쪼개지게 됐다. 끝끝내 좁히지 못한 이념의 간극, 손학규 대표와의 깊은 갈등 등이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바른미래당은 2018년 1월 18일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의원이 공식적으로 통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딛었다.

두 사람은 당시 통합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개혁정당·평화통일을 선도하는 통일정당·민생에 유능한 경제정당·지역과 세대와 이념을 뛰어넘는 통합정당·집권 가능한 대권정당·바른미래당의 탄생을 국민여러분께 자랑스럽게 보고 드린다"라며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한국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창당한 지 4달여 만에 열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공천 갈등이 불거지며 지지율 또한 답보상태에 빠져 우려를 낳더니 결국 기초단체장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 하는 최악의 결과를 도출하고야 말았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시 유승민 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각기 1선에서 물러나고 전당대회를 거쳐 손학규 대표가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손 대표의 선출과 함께 당이 당권파·안철수계·바른정당계로 재차 사분오열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지난해 4·3 재보궐선거에서 재차 참패를 거두며 비당권파로부터 손 대표의 퇴진론이 불을 붙었다.

이후 6개월 여간 당권·비당권파의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고, 지난해 9월 30일 안철수계·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라는 별도의 결사체를 만들며 결별이 기정사실화 됐다.

변혁은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했고, 준비 과정 속에 이념·노선에서 이견이 생긴 안철수계가 뒤로 물러나고 바른정당계 의원들만 오는 5일 열리는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정당계 "실패,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국민께 송구"
바른정당계 새보수당 창당·안철수계 각자도생 나설 듯
손학규 거취 변수…안철수 바른미래당 복귀 가능성도 여전


손 대표의 선출과 함께 당이 당권파·안철수계·바른정당계로 재차 사분오열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지난해 4·3 재보궐선거에서 재차 참패를 거두며 비당권파로부터 손 대표의 퇴진론이 불을 붙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 대표의 선출과 함께 당이 당권파·안철수계·바른정당계로 재차 사분오열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지난해 4·3 재보궐선거에서 재차 참패를 거두며 비당권파로부터 손 대표의 퇴진론이 불을 붙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이 창당하며 목표로 했던 '새로운 정치세력화'는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는 평가다. 바른정당계가 떠나고 남겨진 바른미래당조차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명 변경 수준의 강력한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바른정당계 또한 실패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탈당선언문에서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라며 "2년의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 우리들이 많이 부족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바른정당계는 '새로운보수당'의 안착과 보수통합 논의에 집중할 전망이며, 안철수계 및 같은 국민의당 출신이었던 호남계는 각자도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손학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터라 이들 또한 연쇄 탈당해 기타 제3지대 정당들과 세 규합을 모색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힌 안철수 전 대표의 거취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올 경우 그가 원하는 대로 전권을 내줄 의향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복귀 의사만 밝혔을 뿐 명확한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안 전 대표의 선택이 향후 바른미래당의 운명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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