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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인민회의] 온건파 김영남 떠나나…리수용·리용호 거론


입력 2018.04.11 04:00 수정 2018.04.11 06:00        이배운 기자

우리 국회에 해당…90세 김 상임위원장 교체 여부 주목

리수용 “핵에는 핵”, 리용호 “협상 대상 아냐” 강성인물

왼쪽부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연합뉴스

우리 국회에 해당…90세 김 상임위원장 교체 여부 주목
리수용 “핵에는 핵”, 리용호 “협상 대상 아냐” 강성인물


북한이 11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교체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남북·북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온건파 인사가 물러나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의 국회 격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는 주로 국가기구의 인사 문제를 다룬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의 헌법상 수장이자 지난 15년 동안 북한 외교부장을 지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현재 90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해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러시아와도 접촉하는 등 광폭 외교 행보를 펼치는 상황에서 보다 활동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의 필요성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력 후보자로는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꼽힌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때 후견인 역할을 맡았던 오랜 측근으로 2016년부터 노동당 국제부장을 맡고 있으며 같은 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외교 분야의 핵심 실세로 핵·군축 분야 등 대미 협상을 담당하면서 노하우를 쌓았고, 현재 북한 내 대미전략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0년에는 북한 대표단 단원으로 북미 고위급 회담에 다녀왔고 2011년에는 남북 비핵화 회담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고 있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보다 적극적인 외교 활동도 필요하다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서 밀려난 황병서 등의 내부 입지 변동 여부도 주목된다. 올해 총정치국장이 김정각으로 교체된 만큼, 기존 국무위원회 구성원 중 황병서가 소환되고 그 자리에 김정각 신임 총정치국장이 선출될 것이라는 정보도 나온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016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핵 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016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핵 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 강행으로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당시 미국을 향해 거침없는 강경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2016 유엔 회의에서 “미국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모든 형태의 핵위협과 제재 책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해 유엔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정신이상자’, ‘개짖는소리’ ‘악통령’, 등 폭언을 퍼부은 뒤 “미국의 대조선 압살 정책이 근원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발언하면서 북미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외교가는 이들이 과거에 보여준 강경한 태도가 현 한반도 대화정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 등 초강경파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북미간 강대 강 대치 사태가 촉발하지 않도록 우리정부의 세심한 중재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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