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신고리 건설찬성 측서 보이콧 선언…공론화위 '삐걱'

지역 순회토론회 참석자 선정 두고 이견…토론회 잠정 연기

찬반 양측 단체 차례로 보이콧 선언…"공론화 신뢰성 훼손"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둘러싼 찬반 단체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공론위원회가 험로에 직면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둘러싼 찬반 단체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공론위원회가 험로에 직면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지역 순회토론회 참석자 선정 두고 이견…토론회 잠정 연기
찬반 양측 단체 차례로 보이콧 선언…"공론화 신뢰성 훼손"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둘러싼 찬반 단체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공론위원회가 험로에 직면했다. 신고리 건설 찬반 양측은 자료집 구성, 토론회 참여 인사 등을 두고 '보이콧'을 거론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최종 공론조사가 20여 일 남은 상황에서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정보 제공 역할을 맡은 양측 단체가 차례로 보이콧을 선언하며 공론화 과정 전반적으로 난항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출연기관을 공론화 과정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정부 '협조 공문'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예고했다. 앞서 반원전 단체들이 공론화 과정의 공정성·중립성을 문제삼으며 보이콧을 예고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건설 찬성 단체인 '한국원자력산업회의'(원산회의)와 '한국원자력학회' 등은 "한수원과 정부출연기관의 활동 중단을 수용할 수 없다"며 "참여를 막을 경우 전국 순회 토론회, 공론화위 참여 일정을 전면 연기 또는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공론화 과정에서 건설 재개 측 입장을 대변하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공론화위는 원전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제공한 정보를 기초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중 한쪽이라도 빠지게 되면 공론화 논의 자체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건설 찬성 단체들이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것은 정부가 최근 한수원에 "건설 재개 활동, 노조의 물품 배포 등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활동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데서 시작됐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한수원이 건설 재개 측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둘러싼 찬반 단체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공론위원회가 험로에 직면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는 건설 반대 측인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시민행동) 등이 공론화위에서 한수원과 정부 출연 기관인사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공론화위가 이들의 문제제기를 정부 측에 건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설 찬성 측은 단체 구성에서부터 차이가 있음을 주장하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민행동 측은 민간 시민단체 인사로 구성됐지만, 원산회의 측은 정부 산하기관 및 학계 등으로 이뤄진 단체로, 관련 인사가 포함돼야 한다는 게 건설재개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25일 예정된 울산토론회도 잠정 연기됐다. 토론자 및 일정 조율 등의 문제로 이미 한차례 연기됐던 울산 토론회가 이번에도 정부 산하기관 소속 인사 문제로 또 한차례 연기된 것이다.

건설 찬성 측은 "정부에서 정부출연기관과 전문가 등을 막으면 (토론회에) 나갈 사람이 없다"며 "공론화 과정에 참여를 안 하는 게 아닌 못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으로 울산과 수원 지역 토론회, 시민참여단 자료집 제공 등 향후 공론화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숙의 과정 및 조사 결과에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