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직하’ 레스터 시티, 반 년 만에 찢긴 동화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7.02.13 00:01  수정 2017.02.12 21:55

24라운드까지 승점21로 리그 16위 머물러

라니에리 경질설, 챔스 병행 후반기 일정 부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레스터시티. ⓒ 게티이미지

지난 시즌 유럽축구계를 뒤흔든 동화의 주인공 레스터시티(이하 레스터)가 1년 만에 수모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EPL 1부리그 생존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고 기적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유럽 그 어느 빅리그보다도 경쟁이 치열하고 쟁쟁한 클럽이 많은 EPL이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이름값과 돈이 곧 클래스를 의미하는 현대 축구에서 ‘언더독’ 레스터의 돌풍은 스포츠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교훈을 일깨워주며 많은 축구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레스터의 달콤한 신데렐라 스토리는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악몽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의 레스터는 반 년 전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부진을 거듭하며 추락했다.

스완지시티전을 앞둔 레스터는 24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5승6무13패(승점21)에 그치며 리그 16위에 머물고 있다. 18~20위까지 강등되는 EPL에서 강등권과의 격차가 고작 1~2점에 불과하다. 당장 다음 라운드 성적에 따라 강등권 추락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 EPL은 15위 미들즈브러부터 최하위 선덜랜드까지 무려 6개팀이 승점2 이내의 혼전 양상을 띠고 있어 등 전쟁의 판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4연패 및 5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 빠져있는 레스터가 강등권 경쟁팀 중 최악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 심상치 않다. 심지어 레스터는 최근 5경기에서 단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전력의 중추였던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이적한 이후 전력이 급격히 약해졌다. 제이미 바디-리야드 마레즈가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캉테의 빈자리가 두드러지는 수비진은 지난 시즌의 견고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난 시즌 구단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데려온 알제리 국가대표 출신 이슬람 슬리마니는 올 시즌 5골을 넣는데 그쳤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4-4-2 포메이션의 틀을 유지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올 시즌에는 상대팀에 전술과 패턴이 간파당했고, 캉테의 부재로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힘을 잃었다.

클라우디오 라니엘리 감독은 최근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도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하면서 팀 고유의 색깔마저 흐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니에리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은 최근 라니에리 감독에 대한 신임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목표를 승점 40으로 잡았다. 시즌 반환점을 돌아선 가운데 현재 레스터는 소박해보이던 목표조차 벅차 보인다.

고질적인 원정에서의 부진, UEFA 챔피언스리그와 병행해야하는 빡빡한 후반기 일정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레스터가 우승팀에서 한 시즌 만에 강등팀으로 전락하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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