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 영화 '여교사' 논란 예고? "걱정 안 합니다"

이한철 기자

입력 2016.11.30 08:09  수정 2016.11.30 08:09

파격 소재에다 제목부터 편견 어린 시선

"계급 문제를 하고 싶었다…확장성 있어"

배우 김하늘(왼쪽부터), 이원근, 유인영이 영화 '여교사'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저는 '여교사'란 제목에 꽂혀서 이 작품을 시작했어요. 논란이 될 거란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

교사와 학생의 삼각관계라는 파격 소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여교사'의 김태용 감독은 삐딱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과 자신이 눈여겨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혜영에게서 무언가를 뺏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삼각관계를 다룬 데다, 최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작품에 대한 관심이 엉뚱한 곳으로 튀기도 했다. 일각에선 제목부터 묘한 상상을 자극하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태용 감독이 영화 '여교사'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데일리안

29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은 "심리에 대해 다루면서도 계약직과 정규직이라는 계급 문제를 얘기하고 싶었다"면서 "그것이 가장 치열한 곳이 교육 현장이라고 생각했다. 삼각관계지만 충분히 확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태용 감독은 "작품이 개봉하면 (불필요한) 논란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사회적 계급적 문제에 대한 포커스가 맞춰질 거라 생각한다.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몇몇 교민들이 작품을 미리 봤지만 그런 얘기는 없었다. 논란은 걱정 안 한다"고 덧붙였다.

'여교사'는 효주라는 인물 안에 깊이 숨겨져 있는 내면의 심리와 타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주목한다. 특히 질투와 모멸감, 열등감을 넘어선 효주의 예민한 감정은 세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긴장과 불안을 만들어낸다.

김태용 감독은 "흔히 교사라는 직업은 모범이 돼야 하고 올바른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 교사가 질투와 감정이 갖는다면 어떨까라는 설정에서 시작을 한 이야기"라며 "현장에서 교사로 일을 하고 있는 제 또래 친구들이나 선배님들을 많이 찾아뵙고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배우 김하늘이 영화 '여교사'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김하늘은 데뷔 18년 만에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도전한다. 김태용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기존 이미지를 뒤집는 파격적인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맑고 긍정적인 국민 여교사 이미지를 가진 김하늘에게서 감춰진 욕망을 끄집어내면 카타르시스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김하늘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김하늘은 "여배우로서 시나리오를 보면서 처음 느끼는 캐릭터였고, 그런 장르였다"며 "효주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감정들은 굉장히 디테일하고 깊게 표현돼 있어 욕심이 났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 시나리오가 나한테 온 것에 대해 신기하면서 감사했다"며 "여배우로서 많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그만큼 잘 표현해서 호응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배우 유인영이 영화 '여교사'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데일리안

세련된 외모와 화려한 비주얼로 주목받아온 유인영은 지난해 '베테랑'과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이어 또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사장의 딸이자 신입 여교사로 동료 교사들로부터 질투의 대상이 되는 혜영 역의 유인영은 "왜 악역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선의로 하는 것들조차 받는 사람에게는 상처가 되는 인물인 것 같다. 그래서 맑은 악역이라고 하더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두 여배우 못지않게 주목받는 이는 배우 이원근이다. 이원근이 연기하는 재하 역은 순수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두 여교사 사이에 머무르며 극에 아슬아슬한 묘미를 더한다. 특히 재하가 무용특기생인 만큼 이원근은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치며 연기에 임해야 했다.

이원근에 대해 김태용 감독은 "저 친구가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꽃미남 이미지에 갇혀서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 스타일이나 영화적인 넓이가 넓은 친구다. 저 친구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과연 '여교사'가 세 사람의 관계를 치정으로 쉽게 치부할 수 없는 품격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교사'는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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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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