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철옹성 함락시킨 과르디올라 두뇌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3.17 09:03  수정 2016.03.17 11:26

2골차로 끌려갈 때 베르나트-코망 투입 승부수 주효

챔피언스리그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던 수비진에 베나티아를 빼고 베르나트를 투입해 안정을 꾀했고, 이어 미드필더 알론소를 빼고 윙어 코망을 넣는 강수를 뒀다. ⓒ 게티이미지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 모두 리그 챔피언의 자격을 입증한 화끈한 한판이었다.

뮌헨은 17일(한국시각) 독일 풋볼 아레나 뮌헨서 열린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와의 16강 2차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4-2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선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양 팀은 챔피언스리그 8강행 티켓을 놓고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진검 승부를 펼쳤다. 원정에서 2골을 내주고 지옥의 독일 원정을 떠나온 유벤투스, 그리고 홈에서 1골이라도 내줄 경우 타격이 큰 바이에른 뮌헨 모두 마음 졸이는 한판이었다.

이른 시간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쪽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킥오프 5분 만에 바이에른 뮌헨 수비 실책을 틈탄 포그바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선취골을 뽑았다. 이날 전 포지션에 걸친 줄부상으로 의도하지 않게 수비에 치중한 전술을 들고 나온 유벤투스 입장에서는 천금 같은 골이었다.

실책성 실점에 이어 수비진 호흡이 계속해서 어긋나던 바이에른 뮌헨은 결국 또 한 차례 대가를 치렀다. 하프라인부터 치고 올라온 모라타에 수비수 3명이 단번에 무너졌고, 이어 볼을 받은 콰드라도가 문전에서 침착한 오른발 마무리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유벤투스가 계획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은 전반과 후반 중반까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완벽히 들어맞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파격 용병술은 철옹성 같던 유벤투스 수비벽을 완벽히 허물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던 수비진에 베나티아를 빼고 베르나트를 투입해 안정을 꾀했고, 이어 미드필더 알론소를 빼고 윙어 코망을 넣는 강수를 뒀다. 이것이 주효했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후반 28분 레반도프스키의 헤딩골로 역전 드라마 발판을 마련했다.

홈팬들의 압도적인 성원에 힘입은 바이에른 뮌헨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겼고, 교체 투입된 코망이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뮐러의 극적인 동점골을 도우며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택에 응답했다.

유벤투스로서는 이른 2골차 리드로 케디라, 모라타 등 핵심들을 일찍 교체한 것이 자충수였다. 수비 일변도에도 간간이 전개하던 날카로운 역습이 무뎌졌고, 중원 압박도 헐거워지며 결국 실점 빌미로 작용했다.

1, 2차전 합계 4-4로 연장 승부에 들어서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껴두던 마지막 교체카드를 미드필더 티아고에 투자했다. 그리고 또 기적이 일어났다. 연장 후반 3분 뮐러가 패스를 주고받은 티아고가 드라마에 종지부를 찍는 역전 결승골을 작렬, 바이에른 뮌헨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던 코망이 역전골 2분 뒤 친정팀에 비수를 박는 쐐기골로 마침내 4-2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극적으로 8강 막차에 오른 바이에른 뮌헨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보내는 마지막 시즌 ‘빅이어’를 향한 여정에 다시금 박차를 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