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와 라마시아, 월드클래스 성장 가능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2.05 08:30  수정 2015.02.06 10:59

바르사 유스, 메시 비롯해 세계적 선수들 다수 배출

징계 없었다면 이승우 프로 데뷔 목전 다가왔을 듯

'호나우지뉴-메시처럼' 현재 바르셀로나 10번 메시와 이승우의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 게티이미지

이른바 ‘월드클래스 잠재력’이라 불리는 이승우(17)를 놓고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장외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3일(한국시각) 1면 보도를 통해 "한국의 엘니뇨, 레알 마드리드가 노린다"라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의 보석을 영입하려 한다. 이승우는 FIFA 징계로 인해 1년간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유망주 수집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왼발의 이스코’로 불리는 마르코 아센시오(18)를 비롯해 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춘 루카스 실바(21)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유럽 최고의 유망주라 불리는 ‘노르웨이 신성’ 마르틴 외데가르드(17)마저 데려오며 정점을 찍고 있다.

이제 레알 마드리드의 눈은 하필이면 최대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애지중지하는 이승우에게로 쏠리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승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공식 경기 출전 금지’와 해당사항이 없다는 조건을 내밀고 있다.

FIFA는 지난해 8월 ‘유소년 이적 규정 위반’을 이유로 바르셀로나 구단에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에 구단 측은 부당하다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으나 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징계 내용은 너무나 뼈아팠다. 바르셀로나는 두 차례 이적 시장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으며 37만 유로(약 5억원)의 벌금도 내야 한다. 무엇보다 징계의 당사자가 된 유소년 선수 8명은 만18세가 될 때까지 FIFA 주관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여기에는 이승우와 백승호, 장결희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승우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르셀로나의 유스 정책, 즉 ‘라 마시아’를 빼놓고 설명할 수가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는 지금의 바르셀로나를 있게 만든 뿌리며, 지금도 수많은 유망주들이 ‘제2의 메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라 마시아’란 스페인어로 ‘농장’을 뜻한다. 1979년 바르셀로나 선수로 활약하던 요한 크루이프가 아약스 아카데미를 본 딴 유소년 시스템 개발을 주장했고, 이를 조세프 누네즈 당시 회장이 받아들이면서 전격 출범했다.

본래 라 마시아는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누 캄프 인근에 있었지만, 2011년 양질의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1군 선수들(축구, 농구, 풋살)의 훈련장인 ‘시우타트 에스포르티바 조안 감페르’ 내에 새로운 라 마시아를 건설했다.

효과는 최고였다. 일단 유소년 선수들은 이곳에서 축구는 물론 숙식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1군 선수들과 한 공간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은 최고의 동기부여가 아닐 수 없다.

‘라 마시아’에는 바르셀로나B 팀을 시작으로 12개의 팀으로 이뤄져있다. 연령에 따라 후베닐(16~18세), 카데테(14~15세), 인판틸(13~14세), 알레빈(11~12세), 벤야민(9~10세), 프레벤야민(7~8세)으로 구분되며, 24명의 코치와 300여명의 선수들이 몸담고 있다. 특히 B팀의 경우, 1군 팀과 동일한 포메이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유명 선수들은 너무도 많다.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샤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페드로,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현재 바르셀로나의 주축 대부분이 ‘라 마시아’를 거쳤다.

또한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 페페 레이나(바이에른 뮌헨), 티아구 모타(PSG), 미켈 아르테타(아스날), 보얀 크르키치(스토크시티), 티아고 알칸타라(뮌헨), 지오반니 및 조나단 도스 산토스 형제 등 소위 세계적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했다.

실제로 ‘라 마시아’는 지난해 국제 스포츠 연구 센터(CIES)에서 조사한 유럽 5대 리그(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활동 선수에서 무려 43명을 배출해내 맨유(36명), 레알 마드리드(34)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1년 바르셀로나 유스에 입단한 이승우는 장결희와 함께 인판틸B에서 시작했고, 2013년에는 카데테B에서 A를 거치지 않고 바로 후베닐B로 월반했다. 현재 이승우는 프로 데뷔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후베닐A에 몸담고 있지만, 출전 금지 징계로 인해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여기까지는 자주 비교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메시와 무척 닮아있다. 메시 역시 이승우와 마찬가지로 14세였던 2000년, 인판틸B에 입단했고 케데테 A, B를 거치며 클럽의 대표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특히 2003년 후베닐 B에서 단 1경기만 뛰었던 메시는 곧바로 후베닐 A로 올라갔으며 이듬해 바르셀로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정상적인 절차라면 이승우의 프로 데뷔도 목전에 다가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옥석을 가려내는데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바르셀로나에서 크게 주목하고, 그만큼 보호해주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18세인 내년 1월까지 공식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징계가 야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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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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