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시 장저구에 위치한 지우광 프레시 마트에 장을 보러나온 중국 시민들이 9월 한 달간 진행되는 뉴 하이트와 참이슬 시음 행사장을 찾아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24일 중국 상해시 창닝구에 위치한 지우광(久光) 프레시 마트(Fresh Mart).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일)을 앞두고 이곳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뉴 하이트(New hite)'와 '참이슬' 시음 행사가 진행 중이다. 행사를 이끌고 있는 송저저 씨(28·여)는 "하루에도 몇 백명이 시음장을 찾고 있다"며 "점심과 저녁 때 백화점을 찾는 회사원들이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뉴 하이트를 통해 중국 주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맥주시장에 적극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90조의 중국 주류시장은 백주 43%, 맥주 44%, 와인 10%, 기타(위스키 외) 3%로 구성돼있으며 맥주는 12년 연속 생산량 세계 1위다.
하이트진로는 먼저 '중국의 심장' 상해지역에 뉴 하이트를 출시하고 이를 점차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수출 판매는 작년 상반기 129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85만 달러로 42.9% 상승했다. 소주 또한 285만 달러에서 380만 달러로 전년대비 33.0% 증가했다.
하이트진로가 상해 진출의 구심점으로 삼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지우광 프레시마트는 상해 지우바이(久百) 그룹과 일본SOGO백화점이 합자해 만든 중국 내 최고급 백화점 지우광 백화점에 있는 마트다. 한국으로 치면 압구정에 위치한 프리미엄 백화점 내 마트다.
이 마트는 상해 2개점을 비롯해 소주와 대련, 심양에 각 1개점으로 중국 내 5개 체인점이 있으며 매장의 60% 이상이 수입제품이다. 주요 고객층은 중산층 이상의 젊은 소비자들로 하이트진로의 주요 타깃층과 일치한다. 하이트진로의 타깃층도 한류열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2030세대다. 이날 시음장에서도 중장년층보다는 젊은층이 하이트진로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시음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주해생 씨(25·영업직)는 "한국드라마를 통해 '소맥(소주+맥주)문화'를 접해 한국 술에 관심이 있다"며 "한국서 유학중인 친구에게서 '한국의 국주'로 불리는 하이트진로가 중국으로 수출됐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송저저 씨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때 제품들이 제일 잘 팔렸다"며 "여름에는 하이트(맥주),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진로(소주)가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외에 하이트진로는 중국 상해시 민행구에 있는 르네상스 호텔 내 한식 레스토랑 무산에서도 9월 한 달간 소맥 프로모션 등을 진행 중이다. 무산 매장 한편에 위치한 진열장에는 은은한 조명 앞에 빈 참이슬병 수십개가 진열돼 고객들의 눈길을 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지런히 진열된 병들에 대한 반응이 좋아 한 달 뒤에도 계속 놓여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향후 △제품 다양화 △유통망 혁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국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Global+Local) 전략'을 도입해 제품 다양화를 꾀할 예정이다. 중국 맥주시장은 상해, 북경 등 대도시 지역과 중국 북부지역에 위치한 동북 3성, 한국과 인접하거나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광동성, 복건성 등의 지역에서 인기있는 맥주 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제품 수출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현재 하이트진로는 지역 특성에 맞춰 상해, 북경지역에서는 청량감을 강조한 저도 맥주인 '골드 프라임(Gold Prime·3.5도)'과 '아이비 라잇(Ivy Light·2.8도)' 등을 판매 중이다. 이달부터는 동일한 종류의 '뉴 하이트'를 상해지역에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또 동북 3성 등 낮은 기온으로 높은 도수를 선호하는 지역에는 진한 흑맥주 타입의 '다크 프라임(Dark Prime)'과 '하이트 이글(Hite Eagle·5도)' 등을 내놨다.
아울러 유통망에 있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온라인 주류 판매가 금지돼있지만 중국에서는 가능하다.
이충수 중국법인장은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시장으로는 알리바바(Alibaba)와 징동(Jing Dong)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주류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별그대를 통해 분 치맥(치킨+맥주)열풍을 생맥주 사업으로 이어간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이 법인장은 "치맥열풍이 일선 도시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지방도시로 옮겨가고 있다"며 "현재 중국 내에서 도시화된 곳이 30%가 안되는데 지방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치맥열풍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뉴 하이트 생맥주 대리점 '오빠치킨'과 맥스(Max) 생맥주 대리점 '700 비어'의 가맹점을 적극 늘린다는 계획이다. 상해와 곤산 등 8개점인 오빠치킨 매장은 내년까지 150개점, 상해 5개점 등의 700비어는 50개점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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