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인천, 7경기 연속 무득점…K리그 최장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4.14 14:20  수정 2014.04.14 14:21

개막전 2골 이후 끝없는 침묵..팀 꼴찌 추락

김남일 이적-베테랑·용병 부진..험난한 행보

인천 유나이티드가 좀처럼 골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인천 유나이티드

골을 넣는 방법을 잊은 듯하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 역대 최다인 7경기 연속 무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인천은 1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0-3 완패했다. 올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4무 4패에 그친 인천은 탈꼴찌에 실패, K리그 클래식 12개팀 중 유일하게 승리가 없다.

현재 인천은 시즌 개막전에서 상주와 2-2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득점포가 개점휴업 상태다. 전북(0-1), 울산(0-3), 경남(0-1), 전남, 성남 부산(이상 0-0 무)을 상대로 번번이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다음 라운드에서 만나는 제주전마저 무득점을 기록하면 대전 시티즌이 지난 2008년 10월 19일부터 이듬해 2009년 3월 14일까지 두 시즌에 걸쳐 세웠던 K리그 정규리그 역대 최다 연속 무득점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인천은 단일시즌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라 충격이 더 크다. 지난 시즌 시도민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스플릿 리그에 진출하며 시민구단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인천은 1년도 안 돼 K리그 최악의 팀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사실 올 시즌 인천의 추락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고질적인 재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은 최근 2년간 이렇다 할 선수 보강 없이 기존 전력의 이탈만 거듭했다.

올해도 전력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던 김남일과 한교원 등이 전북으로 이적했다. 김남일의 경우는 비록 선수생활 막바지였지만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었고 고향팀 인천에 대한 애정이 컸기에, 잔류의지에 소극적인 구단의 행태에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인천의 전력이 약해진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이렇게 단기간에 급격하게 몰락하리라고는 선수단 입장에서도 예상 못한 충격이다.

기대했던 외국인 공격수 니콜리치의 부진 속에 베테랑 설기현과 이천수도 부상으로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보니 골을 넣을 선수가 없다. 지난해 김남일과 설기현의 존재처럼, 어려울 때 중심을 잡고 팀 분위기를 이끌 노련한 리더의 부재도 뼈아프게 느껴진다.

사실 무승 기간 경기력을 놓고 보면 인천이 이렇게까지 ‘동네북’으로 전락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용상으로는 대등하거나 상대를 끝까지 괴롭힌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골 가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면서 오히려 세밀함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수원전에서는 골 가뭄을 의식해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다가 오히려 수비 뒷공간을 쉽게 내주거나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는 등 그나마 버티던 수비 조직력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득점은 간절함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찬스가 찾아왔을 때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냉정함도 골잡이의 덕목이다. 당장 인천은 새로운 공격수를 수혈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기존 선수들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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