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먹잇감?’ 추성훈…핏불 물고 포효할까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12.04.14 11:09  수정

정상급 스트라이커 알베스와 7월 대결

또 강자와 매치..파워-레슬링도 뛰어나 고전 예상

추성훈-알베스전은 오는 7월 열릴 예정이다.

'섹시야마' 추성훈(37·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 앞에 또 힘겨운 상대가 섰다.

지난해 미들급에서 웰터급으로 체급을 내린 추성훈이 다시 강적과 맞붙는다. 오는 7월 캐나다 캘거리서 열릴 예정인 'UFC 149'가 그 무대다. 상대는 터프한 타격이 일품인 스트라이커 '핏불' 티아고 알베스(29·브라질).

알베스는 추성훈이 UFC에 데뷔했던 'UFC 100'에서 현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1·캐나다)와 타이틀매치를 치르는 등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무자비하게 달려들어 때려눕힌다. 타격가이면서도 파워와 레슬링 기량도 빼어나 웬만한 그래플러와도 정면 클린치 싸움이 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알베스가 최근 다소 기세가 꺾인 상태라는 점. 한때 카로 파리시안·맷 휴즈·조쉬 코스첵 등 체급 내 묵직한 선수들을 연파하는 강력한 포스를 내뿜기도 했지만, 타이틀 도전 실패 이후 승패를 반복하며 정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알베스는 추성훈에게 벅찬 상대다. 4연패를 당한 것에도 알 수 있듯, 추성훈 페이스가 더 좋지 않은 데다 스타일 면에서도 까다로운 상대다. 추성훈은 UFC무대에서 단 한 번도 만만한 상대와 대결한 적이 없다. 유일한 승리를 따냈던 앨런 벨처를 시작으로 크리스 리벤-마이클 비스핑-비토 벨포트-제이크 쉴즈 등 그야말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터프한 타격이 돋보이는 벨처와 리벤, 아웃파이팅 대가 비스핑, 카운터 타격의 명수 벨포트, 서브미션에 능한 그래플러 쉴즈 등 확실한 특기가 돋보였던 상대들로 모두 버거운 대진표를 받아왔다. 알베스전 역시 추성훈에게 극복하기 힘든 고비가 될 전망이다.

추성훈이 동양 무대서 이름을 날린 배경에는 베이스인 유도와 더불어 타격에 능하다는 장점이 크게 자리했다. 하지만 레슬링 기량이 출중하고 내구력을 갖춘 거구들이 즐비한 UFC에서는 이런 스타일이 통하지 않았다. 웬만한 정타로는 큰 충격을 가할 수 없었고, 어렵사리 테이크다운에 성공해도 포지션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모두들 체력도 좋아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 가는 것은 추성훈 쪽이었다.

일각에서는 "추성훈에게 지나치게 강한 상대만 붙이는 것이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추성훈은 단 한 번도 하위 레벨의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하나 같이 빅네임 파이터, 이름값이 떨어진다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선수 일색이다. ‘스턴건’ 김동현(30)과 비교하면 추성훈의 대진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연패로 침체에 빠진 추성훈은 ‘1승’을 위해 모험까지 감행했다. 미들급에서 뛰기엔 체격이 너무 작다는 주변의 지적을 받아들여 벨포트전 이후 웰터급으로 내린 것. 체급 전향에 부정적이었던 그간의 입장을 버리고 연패탈출이라는 시급한 과제 해결을 위해 이런 모험수까지 던졌다.

하지만 웰터급에서 만난 첫 상대 쉴즈에 패한 데 이어 알베스가 다음 상대로 배정, 강자와의 연전 흐름은 웰터급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강호들과 이어지는 대진은 여전히 UFC 주최 측에서 추성훈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지만 워낙 파이팅 스타일이 화끈해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어지간한 선수 같으면 이미 퇴출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여전히 기회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추성훈은 이번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아무리 상대들이 강했다 해도 미들급에서 3연패를 당한 데 이어 체급을 내리고도 연패가 이어진다면 더 이상 UFC 측에서도 기회를 주기 어렵다.

추성훈은 단 한 번도 하위 레벨의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추성훈과 알베스의 대결은 타격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 타격 성향이 짙고 테이트다운 디펜스가 뛰어나 그라운드 공방전을 떠올리긴 쉽지 않다. 쉴즈전에서 상대 그래플링을 의식해 제대로 타격을 펼쳐 보이지 못한 추성훈 입장에서는 모처럼 마음 편히 스탠딩에서 대결을 펼칠 상대를 만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알베스 역시 마찬가지다.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알베스는 다양한 펀치와 킥은 물론 무릎공격에도 능해 조금의 빈틈만 노출해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쉴즈전에서 보여준 테이크다운을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추성훈이 타격이 좋다고는 하나 상대는 전문 스트라이커다. 특히, 알베스 로우킥은 경계대상 1호다.

추성훈은 스탠딩에서 스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동체 시력이 좋고 클린치 능력까지 갖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넓은 UFC 옥타곤에서는 이런 부분이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활발하게 많이 움직이는 상대들과의 대결에서는 데미지를 떠나 포인트에서도 뒤질 수밖에 없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그동안의 패턴을 버리기에는 생소한 것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과 체력 문제로 쉽지 않다.

이러한 파이팅 스타일은 자칫 알베스 로우킥 앞에서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알베스가 초반에 무리수를 두지 않고 로우킥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쪽으로 풀어갈 경우, 중반 이후 흐름은 추성훈에게 급속하게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체력 등 여러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데 하체에 로우킥 데지미까지 축적될 경우, 알베스를 넘어서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로우킥에 맞서 카운터펀치와 타이밍을 노린 테이크다운을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경기 흐름을 빼앗기지 않는 괜찮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지긋지긋한 연패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또 어려운 미션을 받아든 추성훈 행보에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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