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조선시대 과학문명을 이룬 장영실. 그가 만든 수많은 과학기구·활자·악기는 민족의 영원한 발명품으로 남았지만, 정작 인간 장영실에 대해 아는 것은 없다. 장영실은 1442년 세종 24년 임금이 타고 갈 수레를 잘 못 만들어 태형 80대를 맞고 쫓겨났다는 마지막 기록(조선왕조실록)을 남기고 역사 속에서 삭제됐다. 그의 삶은 사라지고 발명품만이 장영실이란 이름과 함께 남아 있을 뿐이다. 장영실은 어떤 인간이었으며 왜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까? 연극 ‘궁리’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연극 ‘궁리’는 관노비 출생 장영실을 현재 시점으로 복원시켜 21세기 한국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꼬집는다. 중국을 등에 업은 인문학자들과 세종 중심 자주세력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장영실을 정치적 희생자로 해석한 것이다. 장영실은 개국공신이나 양반 출신이 아닌 관노비 출생이었고, 서울 도성 사람이 아닌 부산이란 지역민이었고, 게다가 고려말 원나라 이주민 출신이었다. 철저한 변방인이던 장영실이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산씻김’ ‘시민K’ ‘오구’ ‘바보각시’ 등으로 한국연극계에 파란을 이윤택이 10년 만에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신인급 배우 20여 명이 출연한다. 오는 23~25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 이어 다음달 24일부터 5월 1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되며 안산문화예술의전당(5월 18~20일), 고양문화재단 새라새극장(5월 24일~6월 3일)에서도 관객들을 만난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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