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드라 논란 놓고 붉은 멍게라 오역하다니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입력 2011.03.27 14:16  수정

<오마이뉴스> 본보 반박보도에 해외사이트 인용 또 붉은 멍게 주장

사이트보니 생물학자 등이 문제 사진 놓고 "히드라폴립류´라 추정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지목된 ‘1번’ 글씨가 새겨진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붉은색 물체에 대해 ‘익명’의 붉은 멍게 양식업자가 ‘붉은 멍게’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양식업자가 근거로 제시한 사진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어뢰추진체에 붙은 붉은색 물체는 동해에서만 사는 붉은 멍게”라는 단독 기사를 보도한 <오마이뉴스>는 25일 ‘정상적인 붉은 멍게와는 색깔과 형태가 다르다’는 <데일리안>의 반박 보도에 대해 한 해외사이트에 게재돼 있는 한 붉은색 생물체의 사진을 제시하며 “양식업자 A씨는 ‘붉은 멍게가 미이라 상태로 건조된 것이 틀림없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 ´1번´ 어뢰추진체에 동해산 붉은 멍게? "붉은 멍게와는 색깔과 모양 전혀 달라"


A씨가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붉은 색 물체와 유사하다고 제시한 사진은 해외 해양생물 관련 웹사이트(www.wetwebmedia.com)에 게재된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또다시 어뢰추진체의 붉은 물체가 붉은 멍게라고 주장하며 인용한 해외 사이트. 안에 보면 사이트 운영자는 문제의 사진에 대해 ´히드라폴립류´라고 추정한다.

해양 생물학자로 보이는 밥 페너(Bob Fenner) 등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이트의 회원으로 보이는 댄(Dan)이 2009년 10월 5일경 ‘FAQ 게시판’에 붉은 색 생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사진을 (http://www.wetwebmedia.com/AscidIDF4.htm)을 올렸다. 그러면서 댄은 “이게 해면동물의 한 타입이라고 생각하는데, 맞느냐”(Am I correct that it is some type of sponge?)고 질문을 한다.

이에 밥이 좀 더 크고 좋은 화질의 사진을 주문하면서 “지금 사진으로 봐선 우렁쉥이류, 멍게류인 것 같다”고 답변한다.

다음날인 6일 댄은 또 다른 사진이라면서 촉수 등이 보이는 사진을 게재한다. 이 사진이 바로 양식업자 A씨가 ‘1번’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붉은색 물체와 흡사하다고 제시한 근거 사진이다. 질문을 한 댄이 스스로 저장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red+sea+squirt’로 저장돼 있다. ‘red sea squirt´는 붉은 멍게의 영문명이다. 댄은 “우렁쉥이류인 것으로 보인다”는 개인 의견을 덧붙인다.

이에 전문가인 밥은 댓글을 통해 “다른 분류군(other taxon)”, “히드라폴립류나 히드라충류”(Likely another group of organisms here... Hydropolyps/Hydrozoans)로 추정하는 견해를 제시한다. A씨가 제시한 근거 사진은 이 사이트에서조차도 ‘붉은 멍게’나 나아가 ‘멍게’가 아닌 히드라류로 추정된 것이다.

결국 A씨는 전문가가 아닌 ‘댄’이 사견으로 저장한 사진을 근거로 ‘붉은 멍게’라고 주장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일부 네티즌들은 “대단한 양식업자가 나셨다”고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데일리안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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