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서 갈라진 '친청 vs 비청'…최고위 보선, '명청대전' 현실화 [정국 기상대]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12.18 05:00  수정 2025.12.18 08:09

내년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비청 3명 vs 친청 2명' 중 3명 선출

결과 따라 정청래 체제 향배 결정

G20 정상회의 등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월 26일 경기 성남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전임 지도부 3인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친청(친정청래)계와 비청(비정청래)계 사이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3석 중 추후 어느 진영이 다수로 최고위원직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년 1월 11일 개최되는 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 신청을 마감했다. 현재까지 공식 출마선언을 한 후보들은 문정복·이성윤·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까지 모두 5명이다. 이날까지 후보자가 7명 미만이면 예비경선 없이 본경선만 진행돼, 이변이 없을 경우 본경선으로 이어진다.


우선 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지역위원장이 친명(친이재명)계 즉 비청계로 꼽힌다. 이들은 친청계로 분류되는 문정복·이성윤 의원과 맞붙게 된다. 이번 선거는 정청래 당대표가 추진한 '전 당원 1인 1표제' 도입이 중앙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되며 정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데 대한 중간평가라는 해석이 나온다.


후보자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이건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변호인 출신이다. 강득구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 1기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고,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꼽힌다. 유동철 위원장은 친명계 원외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우선 비청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출마회견에서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이건태) "민주당 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유동철)며 사실상 정 대표를 겨냥한 듯한 비판을 내놨다. 강득구 의원은 정 대표의 전 당원 1인1표제 추진이 무산된 직후 "제대로 하라는 것이 당원들의 명령"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친청계로 꼽히는 이성윤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개 지지했고 당 법률위원장을 지냈다. 문정복 의원은 정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당 조직사무부총장을 역임했다. 이성윤 의원은 출마회견에서 "윤석열 내란을 종식시킬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고, 문정복 의원은 "당과 대통령실의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에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계파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문정복 의원과 유동철 위원장 간 설전이 불거지며 '명청대전' 구도가 현실화 됐다는 점을 방증했다. 문정복 의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했고, 이에 유동철 위원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이후 사태가 확산하자 문정복 의원은 "농담으로 한 얘기인데 기사화 돼서 마음이 아팠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동철 위원장은 재차 입장문을 내서 "백주대낮에 공개된 자리에서 한 폭언이 농담이었다고 하면 없는 일이 되는 것이냐.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명청 갈등을 두고 당내 의견도 분분하다. 호남권 한 의원은 "정 대표가 추진하던 1인1표제나 현직 대통령 재판중지법이 대통령실과 당에 혼란을 불러왔다. 리더십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반면 수도권 한 의원은 "요즘 친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당을 흔들고 친청으로 갈라치기를 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가 명청대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권칠승 의원은 라디오에서 "우리 모두는 다 친명"이라며 "정 대표 체제에 대해 '견제하는 목소리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지금의 체제를 좀 더 굳건히 지원해야 되는 거 아니냐' 차이점들은 있을 수 있지만, 누군가를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른 가공의 프레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오는 30일 1차, 내년 1월 5일 2차, 1월 7일 3차 토론회를 실시한다. 이후 1월 11일 합동연설회와 함께 본경선이 치러진다.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각각 50%씩 투표를 반영하고, 후보 2명을 지명하는 '2인 연기명' 방식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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