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상률 게이트 진상조사단 송영길 단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죽음의 배후 비밀을 밝힐 것이다.”
민주당 ‘한상률 게이트 및 안원구 국세청 국장 구속 진상조사단’ 단장인 송영길 최고위원의 말이다. 송 최고위원은 2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를 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신병처리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상률 전 청장이 현 정권에서 유임됐고, 그 과정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됐다”면서 “국세청장이 직접 하명을 받고 있는 서울지방청 조세사무국에서 직접 부산까지 내려가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했다. 그것이 ‘박연차 게이트’로 연결되고, 박연차 회장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막기 위해 세무조사 무마 청탁로비가 시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엇갈리는 상황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사건까지 연결되고, 결국 지난 5월 23일 전직 대통령 투신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결말됐다”고 밝혔다.
"안국장 로비 대상 '이상득', 연결고리는 '박영준' "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이명박 정부까지 유임된 로비는 안원구 국세청 국장(구속)이 했다는 게 송 최고의 주장이다. 로비의 대상은 정권의 핵심실세인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고 연결고리는 이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이라는 것.
송 최고위원은 “대구 영신고와 경북대 출신의 안 국장은, 이상득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인수위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박영준 씨와 수시로 통화하는 친한 관계고, 이 의원의 아들과도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 국장이 이 의원을 만난 시기는 “2008년 초반 같다”고 했다.
송 최고위원은 “충청 출신인 한 전 청장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인맥을 부족해 안 국장이 그 공백을 연결해 줬다고 한다”면서 “안 국장은 이 의원을 국회의원회관에서 두 차례 만나 ‘한 청장은 괜찮은 사람이다. 참여정부 때 총무비서관이었던 정상문씨와도 연관된 것으로 일부 알려졌는데 그것은 오해’라는 취지로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
"2007년 후반 도곡동 땅이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고 적시된 문서도 발견됐다."
송 최고위원 또 “안 국장은 대구지방 국세청장 시절인 2007년 후반기에 포스코 건설에 대한 정기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는 사실이 적시된 문서를 발견했다고 한다”면서 “정치적 사안이어서 우리가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보안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 소각처분 했다고 하는데 보완처분 시켰고, 이 문서가 없어졌는지 존재하는 지는 불투명하다. 나중에 안 국장의 진술에 의하면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에 의해 ‘MB의 뒷조사를 했다’고 오해를 받았고, 억울하게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사단은 앞으로 안원구 국장의 개인 비리 혐의를 옹호하는 차원을 넘어 실제 이 사건의 배경인 도곡동땅이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는 문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작성자는 누군인지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의 중심 한상률, 미국서 "끝도 없는 진실 왜곡…귀국 않겠다"
한편 ‘인사청탁 로비’ 의혹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이날 뉴욕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끝도 없는 진실 왜곡”이라며 각종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특히 안원구 전 국장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는 안씨의 부인 홍혜경씨의 주장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바보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강력 부인 한 뒤, “거짓말이 반복되면 논리상, 시간상 앞뒤가 맞지 않게 되는 게 이치”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귀국시기와 관련, “현재로서는 귀국할 계획이 없다”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귀국 하겠지만 진실이 거짓을 이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론에 떠밀려서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오래 전부터 국내 기업들이 홍콩을 통해 해외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만들었던 태스크포스팀이 포착한 첫 케이스로 시작된 것이었다”며 현 정부의 ‘표적수사설’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태광실업이 전 정부의 핵심세력과 관련돼 있다고 조사를 안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치적 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안원구 국장과 국세청 고위 관계자의 대화 내용을 담은 녹취 음성파일과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는 지난 7~10월 사이 임성균 당시 국세청 감사관 등이 안 국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 안 국장은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기업들에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그림을 고가에 구입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됐다. [데일리안 = 박정양 기자]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