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3조8270억·영업익 7818억…전년比 8.9%·13.5%↑
영업익 시장 전망치 24% 밑돌아…전분기比로는 50.5%↓
누적 영업익 첫 4조 돌파…AI 냉각·로봇 신사업 투자 확대
LG전자의 고성능 칠러 등 냉각 솔루션이 적용된 가상의 AI데이터센터.ⓒLG전자
LG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연결 자회사 LG이노텍의 수익성 부진 등이 전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생활가전과 전장 등 주력 사업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한 가운데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7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23조8270억원, 영업이익 78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3.5% 증가했다.
전년 동기보다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시장 눈높이에는 못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4조2150억원, 영업이익 1조301억원이다. 실제 매출은 전망치를 약 1.6%, 영업이익은 약 24.1% 밑돌았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분기 매출 24조원 돌파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 하락 폭은 더 두드러진다. 2분기 매출 23조8265억원에서 3분기 23조8270억원으로 사실상 같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영업이익은 1조5791억원에서 7818억원으로 50.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6.63%에서 3.28%로 3.35%포인트(p) 낮아졌다.
다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의 눈높이는 이미 낮아지는 추세였다.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8817억원으로 예상하며 당시 시장 컨센서스를 15.9%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도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040억원에서 1569억원으로 낮추면서 LG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11% 하향했다.
LG전자 주력 사업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가전 구독·온라인·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장 사업도 기존 수주잔고의 안정적인 매출 전환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TV 사업은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과 신흥시장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냉난방공조(HVAC)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신규 생산능력 확보와 신사업 인력 충원 등 미래사업 투자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다만 이번 잠정실적에는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원인을 특정 사업의 부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설명회에서 사업본부별 경영실적과 순이익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선보인 CDU 제품ⓒLG전자
분기 수익성 둔화와 별개로 올해 누적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1조3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4조346억원으로 55.9%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70조원을,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3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4784억원도 넘어섰다.
LG전자는 본업에서 확보한 수익성을 미래 성장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수주 확대와 함께 실적 기여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에서 6000억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공식 파트너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파트너 네트워크(NPN)'의 전력·냉각 분야 선호 파트너로 등재됐다.
북미에서는 총 5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에 고효율 칠러 등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장기계약도 체결했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AI 데이터센터용 칠러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한편 국내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로봇 사업도 사업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서울 양재에 로봇 학습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경남 창원에는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양산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다. 제조·가정 환경에 특화된 데이터를 축적하는 동시에 액추에이터 외부 판매도 추진한다.
증권가에서도 단기 실적 변동보다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DC향 쿨링은 연말까지 약 3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라며 "수주 이후 약 7~9개월 내 매출 인식이 가능해 내년부터는 기존 수주잔고의 매출 전환과 신규 수주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 회사 실적 하향을 제외하면 주요 사업부 성장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2027년 냉난방공조(HVAC) AI 시장 진출 본격화와 로봇 사업화 진행 가속화, 가전·전장 등 기존 사업부의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