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재산추적 못 버텼나…‘선박왕’ 권혁, 3938억원 완납 약속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0.07 12:01  수정 2026.10.07 12:01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국세청 “현금 1000억원 우선 납부”

잔액 납부 위해 선박 담보 제공

지난 2013년 당시 세금 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던 권혁 시도상선 회장(오른쪽)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 최고 체납으로 악명을 떨친 시도그룹 권혁 회장이 세금 납부를 약속했다. 무려 15년 만의 일이다.


국세청은 7일 고액체납 특별대응 TF 운영 성과를 발표하면서 “권혁 회장이 체납액 전액을 납부하기로 하고 우선 현금 1000억원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체납액은 2011년 종합소득세 고지 이후 약 15년간 정리되지 않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권 회장은 해외 선박 담보 제공 등 체납 잔액에 대한 납부계획을 제출했다.


국세청은 이번 담보 제공은 국내 재산이 없는 체납자가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해외 재산을 둘러싼 법적 절차와 강제집행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동시에 감사원 사전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개인 체납액뿐 아니라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법인들의 체납지정액까지 포함하면 전체 체납액은 7902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이번 결과가 체납액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하려는 납세자의 의지를 존중하면서 해외재산 강제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기간의 법적 다툼 등 사회적 비용도 줄이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번 사례를 고액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의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권 회장 본인의 체납액과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법인들의 체납지정액까지 합치면 총 체납액은 7902억원에 달한다. 향후 계획대로 납부가 이뤄지거나 담보물 강제징수가 진행되면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체납액이 소멸하게 된다.


국세청은 올해 1월 해외자금추적팀을 시작으로 고액체납 특별대응 TF를 출범시켰다. TF는 해외에 은닉한 체납자의 재산을 추적·징수하기 위해 국제공조와 정보교환을 확대하고 해외 과세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헝가리, 벨기에, 영국, 라이베리아, 뉴질랜드 등과 징수공조 및 정보교환을 위한 실무협약을 확대했다. 캄보디아와 라이베리아 등과도 정보교환 실무협약을 체결했다.


해외 재산 압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법률 검토도 진행했다. 국세청은 관련 판례를 토대로 연구용역과 법률자문을 해 해외 소재 재산의 압류 가능 재산과 압류 방법을 검토했다.


국세청은 이번 성과를 일회성 징수에 그치지 않고 상시적인 체납 대응 체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무조사와 체납추적을 연계한 특별조사팀을 서울지방국세청 4국 등 모든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설치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별조사팀은 주요 체납자의 체납처분 면탈범 조사를 비롯해 자금 유출 등 탈세 혐의가 있는 체납자와 관련 법인에 대한 비정기 조사도 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오는 11~12월 비정기 범칙 세무조사, 사주 재산조사, 압류물건 법리검토, 역외정보 수집·활용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직원을 특별조사팀에 배치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TF 경험을 발판으로 단기적 징수 성과가 중장기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체납자가 재산을 숨길 수 없도록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추적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정한 세정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