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한체육회장. ⓒ 뉴시스
"항의문을 가장 많이 보낸 대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폐막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총평이다.
유승민 회장은 4일 일본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개최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상현 선수단장, 김택수 선수단 총감독 등과 참석해 조직위원회의 부실 운영에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유 회장은 “아마 이번 대회가 대한체육회가 가장 많이 조직위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항의를 한 대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대회 중에도 “숙소, 수송 배차, 훈련 환경 등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낙제점인 ‘F점’을 줄 만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을 별도로 짓지 않고 호텔, 컨테이너 박스, 크루즈선 등을 활용했는데 컨테이너 숙소에 물이 새는 문제가 발생, 이를 사용하던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컨테이너 숙소에 배정을 받았던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대회 도중 호텔로 이동했다.
크루즈선에서는 승선에만 약 6시간이 걸리는 사례가 나오는 등 지연이 속출하자 필리핀 남자 체조 선수가 인근 호텔로 숙소를 변경했다. 체크인 시간이 너무 길어 일부 선수는 원하는 시간에 숙소에 입실하지 못했다. 일본 선수단에서도 일부 남녀 선수가 같은 방에 배정돼 대체 숙소를 찾기도 했다.
크루즈선을 이용한 한국 여자 역도 최중량급 박혜정(23)은 지난달 29일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크루즈선에서 생활했는데 숙소 밥이 입에 맞지 않아 4㎏이 빠졌다”라고 말했다. 태국 테크볼 대표팀 감독은 SNS에서 점심 식사에 대해 “양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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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 차질은 경기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남자 농구팀은 일본과의 결승전 당일인 20일 오전 연습장으로 향하는 버스가 나타나지 않아 오전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팀을 태운 버스가 목적지를 착각해 야구장으로 가는 일도 있었다.
애국가가 아닌 북한 국가가 나온 사고, 금메달 시상식 때 태극기가 제대로 게양되지 않은 문제 등 진행 논란에 더해 선수 지원의 허점 등 치명적 행정 실책이 연발했다. 일본 언론들도 “운영 수준 능력을 의심하게 한다. 이런 상태라면 일본에 국제대회 개최권을 주기 어려울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의 돌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경쟁한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한 유 회장은 이번 아시안게임의 부실 운영을 비판으로만 끝내지 않고, 부실 원인 등을 면밀히 파악해 내년 충청권에서 개최하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로 종합 순위 3위에 자리했다. 1위는 중국(금 169, 은 89, 동 83), 2위는 일본(금 83, 은 95, 동 91).
한국이 40개 미만으로 대회를 마친 것은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금메달 28개, 은메달 28개, 동메달 37개를 가져왔다. 44년 만에 최소 금메달로 대회를 마친 셈이다.
남녀농구, 남녀축구, 야구 등 구기 종목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기대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양궁이 아쉬운 성적을 거뒀고, 탁구에서는 금메달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유도와 수영 역시 1개에 그쳤다.
유 회장은 "종합순위 3위를 기록했다. 아쉽고 여러 숙제를 남겼다. 그렇지만 여러 성과와 가능성도 확인했다"라며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제는 중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도 성장하고 있다. 물론 일부 강세 종목에서 결과를 얻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2028 LA올림픽을 2년 앞두고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회 종료 후 경기 종목별 결과와 경기력을 다시 확인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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