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결정전서 패한 여자배구 이어 남자배구는 이란에 져 8강서 탈락
동반 금메달 차지한 농구대표팀과 대조
외국 선수 의존도 높은 여자 프로배구, 국내 선수 설 자리 잃어
외국인 선수 제도 폐지한 여자농구는 국제 경쟁력 향상
4위에 그친 여자 배구. ⓒ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서 겨울철 대표 실내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25위)은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배구 8강에서 이란(19위)에 세트 스코어 2-3(23-25 25-18 25-21 20-25 12-15)으로 역전패했다.
앞서 4위에 그친 여자배구에 이어 남자배구까지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한국 배구는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남녀 동반 노메달’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직전 항저우 대회에서 사상 최초 남녀동반 노메달이라는 대참사를 겪은 한국 배구는 나고야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여자 대표팀은 준결승서 일본, 동메달 결정전서 태국에 잇따라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내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출전권을 따낸 남자 대표팀은 8년만의 메달 가능성을 높였지만 강호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결승 진출도 이루지 못했다.
반면 배구와 겨울철 인기 스포츠 자리를 놓고 다투는 농구는 남녀 대표팀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희비가 엇갈렸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여자농구대표팀. ⓒ 뉴시스
‘몰빵 배구’ 한계 체감한 배구대표팀, 여자농구처럼 변해야 산다?
“좀 더 많은 공격 기회와 출전 기회를 얻어야 성장한다. 이런 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차상현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2일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국가대표 선수들이 프로배구 소속 팀에서 좀 더 많은 뛸 기회를 잡아야 대표팀의 국제대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V리그는 대표팀 선수들이 각 소속 팀에서 외국인 선수들에 밀리는 환경”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V리그는 특급 외국인 선수의 유무에 따라 각 구단의 희비가 엇갈린다. 5세트 승부처에서의 득점은 어김없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집중된다.
여자배구가 국제대회 승부처에서 매번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패하는 것은 과거 김연경처럼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맡아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은 사실상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로, 국내 선수들이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다.
결국 대표팀은 V리그에서 단 한 번도 주전 아포짓으로 풀시즌을 소화해 본 적 없는 나현수나 177cm의 단신 박은서 체제로 아시안게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20점 이후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아포짓 스파이커가 냉정하게 지금 한국 여자배구엔 없다.
반면 여자 프로농구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2020년부터 과감하게 외국인 선수 제도 폐지하면서 국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고, 이제는 자연스럽게 국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농구대표팀은 강이슬, 이소희, 이해란 등 클러치 상황에서 직접 해결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했고, 중국과 4강전과 일본과 결승전에서 시소게임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엇갈린 두 종목의 운명은 자국리그 운영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남자프로농구도 외국인 선수들의 의존도가 높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 농구대표팀의 경우 이현중이라는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토종 스코어러가 존재했기 때문에 12년 만에 금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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