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엔 증상 없어 놓치기 쉬워…한쪽 눈씩 확인 도움
중심부 흐리고 직선 휘어 보이면 황반변성 의심해야
습성은 시력 빠르게 떨어질 수도…조기 진단·치료 중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나이가 들면서 신문 글씨가 흐릿해지면 흔히 노안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글자가 단순히 잘 안 보이는 것을 넘어 일부가 찌그러지거나, 창틀·타일처럼 곧아야 할 선이 휘어 보인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시야 중심을 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황반변성’의 신호일 수 있어 눈여겨봐야 한다.
글자·직선이 휘어 보인다?…황반변성 의심 신호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1년 36만7463명에서 2025년 62만2961명으로 4년 새 69.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환자의 85.4%가 60세 이상이고, 3명 중 1명(33.5%)은 70대로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해 사물의 형태와 세부적인 모습을 선명하게 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은 이 부위에 변화가 생기는 퇴행성 안질환으로 노화와 유전적 소인, 흡연,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요인이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질환이 진행하면 글자나 직선이 휘거나 일그러져 보이는 ‘변형시’가 나타난다. 중심부가 흐릿해지거나 사물의 형태와 크기가 다르게 보일 수 있고, 심해지면 시야 중심 일부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이 생겨 독서나 얼굴 인식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석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질환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한쪽 눈에만 변화가 생기면 반대쪽 눈이 시야를 보완해 이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한쪽 눈씩 가리고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는지, 일부가 흐리거나 보이지 않는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거나 갑자기 증상이 심해졌다면 신속하게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안저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OCT) 등을 통해 망막과 황반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필요에 따라 혈관조영술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빠르게 악화…조기 치료 중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은 황반의 신경세포와 주변 조직에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형태다. 모든 건성 황반변성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기 등 일부 단계에서는 AREDS2와 같은 영양보충제가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습성은 황반 주변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 출혈이나 삼출액이 발생하면서 시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 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VEGF 약물을 눈 안에 주사해 치료하며, 이후에도 상태에 따라 추가 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정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시력 손실을 줄이고 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치료 이후에도 황반의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주사가 필요할 수 있어 정기적인 진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황반변성의 발생과 진행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연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과일, 생선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나 모자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양제는 황반변성의 단계와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경우가 달라 전문의와 상담한 뒤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 교수는 “황반변성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 시력이 떨어지는 것과 달리 중심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라며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릿하게 보인다면 노안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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