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중저가로 매수세 확산…양극화 완화
지방은 고가·선호 입지 주택 중심 매수세 집중
부산 아파트 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고가 주택의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중저가 주택 가격이 따라붙으며 가격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반면 지방에서는 한정된 매수 수요가 학군지와 업무지역 인근 등 일부 단지에 집중되면서 상·하위 주택 간 가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5분위배율은 6.3배로 지난해 5월 기록한 6.1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6.9배까지 확대됐던 5분위배율은 매달 낮아지는 추세다.
5분위배율은 가격 상위 20% 평균 가격(5분위)을 하위 20% 평균 가격(1분위)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사이 가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서울은 고가주택 가격이 주춤한 사이 중저가 주택 가격이 오르며 가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데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주택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은 고가 주택의 경우 가격 부담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에는 전월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가 있다”며 “전월세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하단 가격대까지 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은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KB부동산 기준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배율은 6.9배로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6.7배)과 대구(5.9배)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세 지역 모두 상위 20% 평균 가격이 상승하면서 배율이 커졌다. 이달 기준 부산 5분위 가격은 8억8619만원으로 1년 전 기록한 8억3596만원보다 5023만원 늘었다. 그에 반해 1분위 가격은 지난해 9월 1억3069만원에서 1년 만에 1억2765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그 외 지역도 비슷하다. 울산 아파트 5분위 가격은 6억2448만원에서 6억8747만원으로 6000만원 이상 상승한 반면 1분위는 9922만원에서 1억240만원으로 소폭 늘었다. 대구도 5분위 가격(7억666만원→7억4457만원)은 상승한 반면 1분위(1억2896만원→1억2628만원)는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매수 수요가 부족한 지방에서 한정된 수요가 고가·선호 주택에 집중되면서 가격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은 고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중저가 주택으로 번질 정도로 수요가 넘치지만 수요가 한정적인 지방은 업무지역이 가깝거나 학군지 인근 단지에만 매수가 몰린다는 것이다.
지방 고가 단지는 매달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부산 수영구 남천자이는 이달 전용 74㎡가 13억원, 84㎡가 17억7000만원에 거래돼 각 평형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수성범어W 전용 84㎡가 지난달 18억8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고 대전 서구 크로바는 지난달과 이달 전용 101㎡와 114㎡, 134㎡, 164㎡ 평형이 신고가 거래됐을 정도로 매수세가 몰렸다.
인기가 커지는 일부 단지들과 달리 지역 주택시장 전반에는 여전히 상당한 미분양이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부산·대구·대전·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총 1만5715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은 부산 3253가구, 대구 3481가구, 대전 483가구, 울산 573가구 등 총 7790가구에 달했다.
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도 지역마다 전통적인 부촌이나 학군지, 선호 주거지가 명확하다”며 “같은 지방 도시 안에서도 좋은 지역과 비선호 지역이 명확하게 갈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일부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지방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장주에 집중된 매수세가 중저가 주택까지 확산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주택 수요 자체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지방은 미분양과 전월세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어 매매 수요가 촉발되기 어렵다”며 “지역 간·주택 간 격차가 줄어들려면 새로운 수요가 유입되고 이를 다른 지역과 주택으로 분산시킬 요인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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