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만찬은 풀코스, 합의는 ‘두 달짜리’…트럼프·시진핑 3일 성적표 [미중정상회담]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9.26 08:37  수정 2026.09.26 08:37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무역전쟁 일단 두 달 연장전…큰 합의는 다음으로

대만은 평행선·AI는 동상이몽…이란 문제도 돌파구 없어

레드카펫·전투기·국빈만찬 총동원…“대화 계속한 게 성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일간 ‘워싱턴 담판’이 끝났다. 레드카펫부터 전투기 비행, 빅테크 거물들이 총출동한 국빈만찬까지 의전은 화려했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물은 많지 않았다. 최대 성과는 미중 무역전쟁의 재점화를 두 달 더 미룬 것이다. 대만과 인공지능(AI), 이란 등 양국이 첨예하게 맞선 문제는 대부분 다음 회담으로 넘어갔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중은 오는 11월 10일 만료 예정이던 무역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관세를 다시 대폭 끌어올리는 상황은 당분간 피하게 됐다. 미국은 농산물과 의료기기 등의 중국 수출과 소비재 등 비민감 품목의 대미 수출을 무역갈등에서 일부 제외하는 방안에도 중국과 의견을 모았다. 다만 관세와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희토류 공급, 첨단기술 규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장기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에 도출된 제한적인 무역 합의의 세부 내용을 오는 28일 공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우리 농부들이 행복해질 것”이라며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앞서 중국이 약속한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희토류 공급에서도 이견이 남아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 따르면 중국은 대두 2500만t 구매 약속은 이행하고 있지만, 대두 외 미국산 농산물 170억 달러(약 24조 원) 구매는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희토류 공급 역시 미국 측 기대보다 부족한 상태다.


대만 문제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직접 요구했다.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보다 한 단계 강한 문구다. 그러나 미국 측이 기존 입장을 바꿀 조짐은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이 요구해 온 대만 무기 판매 중단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합의는 발표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해 인공지능(AI)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찬을 즐기고 있다. ⓒAP/뉴시스

AI에서도 두 정상은 같은 테이블에 앉았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달랐다. 시 주석은 AI가 “항상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안전과 관리에 무게를 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I를 ‘슈퍼 인텔리전스(SI)’라고 부르며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AI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지만 정상회담에서 공동 안전원칙이나 구체적인 규제 합의까지 내놓지는 못했다. 앞서 양국은 두 달 안에 중국 선전에서 AI 안전 문제와 비상 상황 연락체계 구축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이란 문제 역시 큰 진전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직·간접적인 이란 지원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 중국 측으로부터 지원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과 이란이 협상으로 돌아가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두 정상은 ‘관계 관리’에는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백악관에서 차를 마신 뒤 직접 국립문서기록관리청으로 이동해 미국 독립선언문과 헌법, 권리장전을 함께 둘러봤다. 시 주석을 위해 전투기와 폭격기가 상공을 가로질렀고 국빈만찬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등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대거 초청됐다.


결국 이번 회담의 가장 분명한 결과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계속 만난다’는 데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퍼듀 대사도 이번 방문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대화를 계속하는 것”을 꼽았다. 관세전쟁의 시계는 두 달 멈췄지만 대만·AI·이란이라는 큰 숙제는 그대로 남았다.


ⓒ 자료 = 외신 종합.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