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 체결 서두르지 않겠다…유리한 조건 중요"
"9월 말 1차 송금…22억~24억 달러 안팎 규모"
"한국 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5~10%로 생각"
"사업성 훼손하면 필요할 경우 출자 중단도 가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미투자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500억달러 규모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의 후속 사업과 관련해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이 없는 사업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미 전략투자 관련 백브리핑에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와 미국 원전,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진 대상으로 제시하면서 사업별 수익성과 위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따져 프로젝트를 선별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2000억달러 투자한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되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수익배분을 조정하거나 출자를 중단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투자 철수에는 한미 통상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텍사스 발전소의 상업적 합리성은 어떻게 판단했나에 대한 질문에 "존속기간 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가격이 급락하거나 설비 과정에서 큰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 사업 참여자가 바뀌는 경우 등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진행했다"며 "기본 조건에 변화를 주더라도 원리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프로젝트의 내부수익률(IRR)에 대해서는 "약 15% 수준이지만 사업비 223억달러를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집행하기 때문에 단순히 총사업비와 IRR을 연결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복리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원리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PPA가 불리하게 체결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PPA 체결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러 전력 수요자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미국 정부와 협의해 PPA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적정한 시점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미국의 사업방식과 관련해 "리스크가 높지만 금융과 헤징을 통해 낮은 리스크로 전환하는 역량을 배워야겠다는 걸 느꼈다"며 "PPA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업의 전체적인 현금흐름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프로젝트 사업 규모의 결정 배경에 대한 질문에 김 장관은 "당초 첫 단계 규모보다 사업 규모가 커졌고 전력수요가 급한 만큼 1단계 시작 시점을 2030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다"며" 사업비 역시 이 과정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규모 확대에도 전력수요 부족으로 인해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9월 말에는 텍사스 프로젝트 관련 1차 송금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 장관은 "규모가 21억 달러에 알파를 더한 수준으로 22억~24억 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며 "전체 프로젝트 자금은 약 7년에 걸쳐 사업 진척도에 따라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내 건설을 협의 중인 8기의 원전 공사비가 1200억 달러를 넘어가면 누가 부담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김 장관은 "미국 원전 8기 건설에 활용되는 최대 재원은 1200억 달러로 이 가운데 1000억 달러는 건설비, 200억 달러는 예비비"라며 "200억 달러의 예비비가 공사비 초과에 대응하기 위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제 비용 초과가 발생했을 때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하는지는 개발자와 EPC 업체 간 계약관계 및 귀책사유 등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음같아서는 200억 달러를 다 회수한다는 것을 목표로 해보겠다"며 "예비비를 모두 소진하기보다는 공사비 관리 등을 통해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와 관련해 김 장관은 "5~10%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지분율은 향후 협의를 거쳐 정해질 예정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뿐 아니라 국내 민간기업도 지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김 장관은 "한전과 한수원의 경우 상징적인 수준의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 원전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지분 투자에 적극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 측에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단순 투자 차원이 아니라 원전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웨스팅하우스 역시 실제 원전 건설에 필요한 EPC와 기자재 역량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알래스카 LNG 사업의 상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알래스카 LNG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이 텍사스 프로젝트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략적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천연가스를 남부로 운송한 뒤 LNG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김 장관은 가스 수급이 특정 노선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들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알래스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원칙은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전략적 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안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미국 측에 철강 등 관련 기자재의 관세 인하와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 한국의 LNG 우선 접근권 등을 요구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업성이 훼손되면 투자에서 빠질 수 있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수익배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필요할 경우 출자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철수에는 통상 문제라는 별도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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