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장을 이해하는 AI와 에이전트 AI 기반 훈련체계의 등장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6.10.05 08:00  수정 2026.10.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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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 넘어 AI가 훈련 설계·분석 지원하는 ‘AI-STE’로 진화

전장 특화 모델 ‘TWM’ 통해 상황·전술·훈련데이터 통합

교관·지휘관과 AI 에이전트 협업…‘Next-STE’ 시대 준비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현재 육군이 추진하고 있는 합성훈련환경(STE)은 우리 군 과학화교육훈련체계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다시 질문을 던진다.


‘STE가 구축되면 미래 전장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까.’


필자의 답은 이렇다.


STE는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완성은 아니다.


STE의 가장 큰 의미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구축돼 있던 시뮬레이터와 전술훈련체계, 지휘소훈련체계를 하나의 환경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미래 전장은 훈련체계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대비하기 어렵다.


이제 전장은 인간만이 싸우는 공간이 아니다. AI와 유·무인 복합체계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고, 지휘관은 수많은 센서와 무기체계에서 들어오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훈련체계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AI-STE’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는 단순히 기존 STE에 AI 기능 하나를 추가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AI가 훈련 목적을 분석하고 훈련계획 수립을 지원하며, 다양한 시나리오와 가상 적군의 행동을 생성하고, 훈련 과정과 결과를 분석하는 지능형 합성훈련환경을 의미한다.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이러한 훈련체계의 발전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성과 정보 제공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켜 왔다면 에이전틱 AI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주어진 목표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와 시스템을 활용하며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래 훈련체계에서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훈련 목표가 주어지면 AI가 교관과 지휘관의 판단을 지원해 훈련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가상 적군의 행동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


훈련 중에는 상황 변화에 맞춰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훈련 종료 후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성과와 부족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다음 훈련계획을 세우는 과정도 지원할 수 있다.


사람이 모든 과정을 일일이 설계하고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관과 지휘관, AI 에이전트가 함께 훈련을 설계하고 발전시키는 환경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전틱 AI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가 군사훈련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자신이 작동하는 ‘전장’이라는 환경을 정확하게 모델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장은 일반적인 정보 환경과 다르다.


지형과 기상은 물론 무기체계와 센서, 지휘통제체계, 교리와 전술 등 수많은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부대의 위치와 전투력, 통신 상태와 보급 여건에 따라서도 상황은 끊임없이 달라진다.


따라서 군사훈련에서 활용되는 AI에는 광범위한 일반 데이터를 다루는 범용 AI와는 다른 전장 특화 데이터와 모델링 능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개념을 TWM(Tactical World Model·전술 세계모델)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쉽게 표현하면 범용 AI가 현실 세계의 폭넓은 정보를 학습하고 활용한다면, TWM은 전장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장의 상태와 변화를 모델링하고 추론하는 AI의 기반이다.


TWM은 단순한 3차원 가상환경이나 디지털트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형과 기상, 무기체계와 센서, 교리와 전술, 지휘통제 정보, 훈련 데이터 등을 연결해 전장의 상태와 변화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을 뜻한다.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변화 가능성을 예측하며 훈련에 필요한 판단을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TWM은 전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환경인 동시에 미래 AI 기반 훈련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데이터와 모델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전장 특화 모델이 앞으로 AI 기반 합성훈련환경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단순히 범용 AI를 국방 분야에 적용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사환경의 특성과 교리, 장비, 전술 등을 반영한 모델을 만들고 이를 훈련체계와 연결하는 접근이다.


이러한 체계가 발전하면 개인 전투원의 숙달훈련부터 분대·소대·중대·대대, 더 나아가 상위 제대의 전술훈련까지 훈련 데이터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계할 수 있다.


훈련 결과도 단순히 기록으로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안과 데이터 품질 검증을 거쳐 활용 가능한 훈련 데이터는 AI 분석과 훈련체계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


반복되는 훈련에서 축적된 경험을 분석하고 이를 이후 훈련 시나리오와 평가체계 개선에 반영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훈련할수록 훈련체계도 발전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나아가 과학화훈련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분석 결과는 지휘통제체계나 유·무인 복합체계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분명한 전제가 필요하다.


군사 데이터의 보안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AI가 내놓는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 AI가 모든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지휘관과 교관이 최종적인 판단과 통제 권한을 갖는 구조도 유지돼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가 입력되거나 AI가 잘못된 판단을 하면 오히려 잘못된 훈련 경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과학화교육훈련체계는 시뮬레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각 훈련체계를 연결하고, 그 안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축적하며, AI를 통해 분석하고 다시 훈련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STE가 서로 다른 훈련환경을 연결하는 기반이라면, 필자가 말하는 AI-STE는 그 연결된 환경에서 AI가 교관과 지휘관의 판단을 지원하도록 만드는 발전 방향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장의 구조와 변화를 모델링하고 학습할 수 있는 TWM이 자리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방향이 AI 시대 우리 군이 준비해야 할 차세대 합성훈련환경, 이른바 ‘Next-STE’의 모습이라고 본다.


미래전의 양상이 달라지는 만큼 훈련 방식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 단순히 여러 훈련체계를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전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축적된 경험을 학습해 다음 훈련에 반영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우리 군의 과학화교육훈련체계도 이제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한 단계 더 나아갈 때다.


서성만 네비웍스 부사장.ⓒ네비웍스

글/ 서성만 네비웍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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