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픈마라톤대회, 당초 내달 5일 광화문광장 일대서 열릴 예정
조직위, 취소 사유로 '서울시 마라톤 가이드라인' 들어
서울시 "市 주최·후원 행사 아닌 순수한 민간 대회"…조직위에 정정 요청
개별 문자로는 정정하지 않아…신청자 "문자 1개 받고 정리하려니 화가 나"
2026 서울오픈마라톤대회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오픈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한 마라톤 대회가 참가자들에게 개최 2주를 앞두고 돌연 일정 변경을 통보했다.
주최 측은 '서울시 마라톤 가이드라인 강화 및 안전 이슈'를 취소 사유로 들었지만 서울시는 "시가 주최·후원하는 대회에만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주최 측에 정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21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2026 서울오픈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 공지 및 참가 신청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대회 일정 변경을 통보했다.
당초 대회는 다음 달 5일 오전 7시30분 광화문광장 일대 도심 코스에서 하프마라톤과 10㎞ 구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조직위 측은 "새롭게 변경되는 대회 일정과 운영 방식은 참가 신청을 해주신 모든 분께 개별적으로 상세히 안내해 드릴 예정"이라며 다음 달 23일까지 환불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환불을 진행하지 않고 등록을 유지해 주시는 분들께는, 추후 확정되는 대회의 선등록 링크를 우선적으로 제공해 드릴 예정"이라며 "오랜 시간 대회를 기다려주셨을 텐데,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불편과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조직위 측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낸 문자에서 대회 일정 변경 사유를 '서울시 마라톤 가이드라인 강화 및 안전 이슈'로 들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회는 서울시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사가 아닌 순수한 민간 대회"라며 "애초부터 가이드라인 자체가 서울시 주최·후원 마라톤 대회의 가이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가 주요 마라톤 대회 운영사에 배포한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에는 '서울시 주최, 후원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이라고 명시돼 서울시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마라톤에만 의무적으로 해당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은 ▲오전 7시30분 이전으로 출발 시간 설정 ▲출발·도착지 장소 미확보 대회에 후원 불가 ▲명칭후원 대회 장소별 적정 인원 준수 ▲출발 무대 행사 시 디제잉·전자 음향 사용·고적대 연주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오픈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가 21일 참가 신청자들에게 보낸 대회 일정 변경 관련 문자 내용 중 일부. ⓒ독자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위 측에서 대회를 부실하게 준비하다가 취소가 된 것 같다"며 "서울시 가이드라인으로 핑계를 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은 조직위 측에 정정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정정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는 '서울시 마라톤 가이드라인' 관련 내용은 빠진 상황이다. 그러나 참가자들에게 보낸 개별 문자로는 아직 별다른 정정 공지를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 참가 2주를 앞두고 좋은 기록을 위해 준비 중이었던 참가 신청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30대 남성 A씨는 "몇 개월 전에 신청한 대회를 2주 앞둔 상황에서 문자 1개 받고 정리하려니 화가 난다"며 "안내가 늦은 것도 어떻게라도 진행해 보려다 안된 게 아니고, 다음 대회를 안내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니 더 괘씸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30대 여성 B씨는 "(주최 측이) 이전에도 대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장에서 불만이 많이 나왔던 업체였다"며 "좋은 날씨에 서울시 한복판을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신청해두고 연습도 따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대회 일정 변경한다고 2주 전에 통보하는 대회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은 조직위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최근 달리기 붐이 일면서 마라톤 대회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개최하겠다고 공지한 마라톤 대회만 142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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