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이 갈라놓은 반도체·완제품...삼성 DS·DX 분화에 내부 갈등까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21 15:42  수정 2026.09.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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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가입 대상 DS로 제한…DX 간부 불신임안도 가결

동행노조는 선거 절차 놓고 내홍…내년 임단협 변수로

초기업노조가 주축이 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현장(좌).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 집회(우). ⓒ데일리안DB·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무게중심이 전사 단위에서 사업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의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조직 재편으로 이어지면서다. 최대 노조가 사실상 반도체 전담 조직으로 방향을 틀고, DX 중심 노조에서도 집행부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내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노조 간 이해관계가 더욱 뚜렷해지는 가운데, 사측을 상대로 한 교섭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조합원 총회에서 가입 자격을 DS부문 근로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을 가결했다. 투표에 참여한 2만8680명 가운데 2만7618명이 찬성해 찬성률 96.3%를 기록했다.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DS와 DX를 아울렀던 초기업노조는 사실상 반도체 중심 조직으로 재편된다. DS부문 근로자의 성과급과 근로조건 등 개별 사업부의 이해관계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총회에서는 DX 소속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도 각각 95.7%, 96.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초기업노조의 운영을 둘러싼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이 부위원장 등은 최승호 위원장의 친족이 운영하는 업체와 노조 간 물품 거래, 법인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마일리지 적립 등을 문제 삼아왔다. 반면 최 위원장 측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했으며 거래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갈등의 가장 큰 배경에는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수준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면서 DS 구성원 사이에서는 사업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반면 DX에서는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같은 회사 소속이지만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면서 전사 단위의 단일한 요구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커진 것이다. 한때 조합원 수가 7만6000명을 넘어서며 전사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했던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면서 지난 6월 과반 지위도 상실했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임단협에서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고 DS부문의 근로조건과 성과급을 중심으로 교섭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DS부문 교섭 단위 분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동행노조에는 DX부문 분리교섭 신청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DS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메모리 사업과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의 실적 차이에 따라 성과급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DS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한 이후에도 사업부별 보상 요구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DX부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도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동행노조는 28일까지 차기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한다.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임단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DX부문의 요구안을 마련하고, DS와의 공동교섭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선거 규정 제정 절차를 둘러싸고 일부 대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위원장 권한대행이 운영위원회의 권한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고 노조 규약을 위반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삼성전자 노조가 사업부별로 재편되는 가운데 각 조직 내부에서도 갈등이 이어지면서 내년 임단협의 교섭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초기업노조가 DS 중심의 독자적인 교섭을 추진하는 반면 동행노조는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교섭 단위와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사업부별 요구를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있지만, 노조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전사 차원의 공동 대응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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