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진상 규명, '李공소취소' 포석될까…법조계 "가능한 시나리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9.22 04:00  수정 2026.09.2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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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특검에서 공소취소 관련 조항 삭제 요청

공소취소 쟁점으로 떠오른 '檢 조작기소 진상 규명'

기소독점주의 따라 檢에 공소취소 강압 방도 없어

법조계 "조작기소 확인 시 법개정 통한 공소취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메모지를 넘기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문제의 쟁점이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 관련 진상 규명으로 한 발 물러선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조작기소 특검 관련 기자회견 발언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공소취소 지휘와 관련된 당장의 우려는 사그라들었단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법조계는 여러 경로를 통한 검찰의 조작기소 입증 여하에 따라 공소취소 지휘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작기소 진상 규명이 공소취소로 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단 관측이다.


2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 추진을 두고 여야가 재차 충돌할 조짐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공소취소 논란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의지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 대통령은 조작기소 특검과 관련해 법안은 추진하되, 공소취소 관련 조항은 빼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악의적 수사, 조작의 의심이 되는 사건들에 대해선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정부 시절 사정기관이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된 법리를 적용해, 무리한 조작 수사와 기소를 진행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12개 사건인데 이중 9개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다. 특검법이 논란이 된 이유는, 원안에 특검이 기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아 공소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법무부

검찰의 조작기소 진상 규명은 법무부 산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를 통해서도 진행되고 있다. 검찰미래위는 지난 6월10일 검찰의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했다.


검찰미래위가 선정한 진상조사 대상 사건은 현재 19건이다. 이 중 이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건은 총 8건으로 비중은 42.5%에 달한다.


검찰미래위가 선정한 조사 대상 사건은 대검찰청에 설치된 독립적인 조사기구인 진상조사단이 조사한다. 진상조사단이 오는 22일 종료 예정이나 기본 활동 기간을 30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대상이 기존 7건에서 19건으로 늘어난 데다, 서면 질의서를 보내는 등 조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활동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조작기소 특검 추진이 야당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검찰미래위를 바라보는 법조계 안팎의 시선도 달갑지 않아 보인다. 특히 조사 대상이 되는 사건 절반 가까이가 이 대통령 연루 사건으로 공소취소를 위해 출범한 조직이라는 의구심이 상당하다.


조사와 관련한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됐다. 조직의 수장인 장주영 위원장은 검찰미래위가 선정한 조사 대상 중 하나인 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사건의 1심 변호를 맡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이동연 위원도 조사 대상 사건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에서 공용전자기록손상 등 혐의를 받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을 변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과 검찰미래위가 검찰의 조작기소를 입증하는데 난항이 예상되나, 확실한 증거를 발견할 경우 공소취소 주장이 거세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실제 공소취소 지휘에 이를 수 있단 시나리오마저 거론된다.


현행법에선 기소독점주의에 따라 오직 검사만이 피고인을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형사소송법 제246조에 따라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를 스스로 거둬들이는 절차로,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다.


이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법안에서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빼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특검의 공소취소 가능성은 사라졌다. 법무부 장관 역시 직접적인 공소취소 지휘 권한은 없다.


검찰청법 제8조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장관은 개별 담당 검사에게 직접 지시를 내릴 수 없고, 총장을 거치는 서면 지시 형태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검찰. ⓒ뉴시스

법조계는 현행법상 검찰에게 공소취소를 강압할 수 있는 방도가 없으나,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기소독점주의를 해제할 경우 공소취소 지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비판이 이뤄지기 위해 조작기소 진상 규명이 중요해졌단 분석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의 한 변호사는 "만일 조작기소가 드러날 경우 법을 만들어 공소취소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에 공소기각 사유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위법이 드러난 경우 검사는 공소취소를 해야한다는 식의 내용을 넣어 소급적용한다고 하면 안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조작기소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서 공식화된다면 결국 공소취소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검찰이 압박을 받아 공소취소를 하거나 법에 따라 취소를 하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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