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 킬러’ 정준원, 필요했던 ‘성장통’ [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9.20 09:14  수정 2026.09.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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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편이자 아빠 태성 역

배우 공효진과 부부로 연기 호흡

“늦은 나이에 주연으로 발돋움…배워야 할 것들 너무 많았다.”

지난해, 신원호 감독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로 사랑을 받은 배우 정준원이, 이번에는 ‘유부녀 킬러’ 속 ‘따뜻한’ 남편이자 아빠로 색다른 로맨스를 선보였다.


30대 후반의 다소 늦은 나이에 주목을 받으며 주연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그는, 주연으로 두 인기 작품을 연이어 거치며 연기 외 필요한 자세에 대해 배웠다. 홍보 차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다소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면모로 ‘태도 논란’에 휩싸이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정준원은 필요했던 성장통을 의연하게 겪어나가고 있었다.


정준원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 보나(공효진 분)의 남편이자 기자인 권태성을 연기했다.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 유보나를 만나 사랑하고 가정을 꾸린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랑꾼 남편이자, 온갖 불의에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열혈 기자의 모습을 오갔다.


정준원ⓒ컴퍼니온

‘유부녀 킬러’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일각에서는 비주얼도, 성격도 ‘완벽한’ 태성 역할에 정준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준원 또한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원작은 나중에 봤는데, 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부분이 분명 있었구나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대신 태성의 따뜻한 남편이자 아빠의 모습을 부각해 작품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고자 했다.


“웹툰 원작이 드라마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설정이 바뀌는 경우들이 많지 않나. 우리 드라마 역시 웹툰과 드라마의 설정이 조금 달랐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땐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그 모습을 어떻게 소화할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처음엔 원작을 보지 않았었다. 실존 인물이 아니고,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에 원작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원작을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작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는 배우 고윤정과 로맨스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유부녀 킬러’는 부담이었다. 전작에서는 극의 한 축을 차지해 설렘을 유발했다면, 이번에는 작품의 주인공으로 서사를 끌어나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나아가 주연 배우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정준원ⓒ컴퍼니온

“긴 호흡의 드라마 주연은 처음이었다. 불안한 마음이 컸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연기자이기 때문에 신선함이 있을 수 있지만, 신뢰감이 다져진 상태는 아니지 않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공효진 선배님을 비롯해 모두가 잘 이끌어주셨다. 그간에는 주어진 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연기 이외에 가져가야 할 것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배웠다.”


이 같은 깨달음을 이끌어 준 공효진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로코퀸’ 공효진과의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추며 배우기도 했지만, 현장 분위기를 이끌며 작품의 ‘중심’이 돼 준 공효진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특히 감사했다.


“원래 팬이었다. 공효진 캐스팅이 돼 있다는 점이, 대본이 재밌다는 것과 동급으로 중요한 요소였다. 만나기 전엔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됐다. 동시에 기대하는 부분도 컸다. 이번에 보고 놀랐던 게, 배우는 어쨌든 지금 내가 연기하는 장소가 촬영 현장이라는 걸 인지하고 연기를 하지 않나. 그런데 그 순간이 진짜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힘을 가졌더라. 상대가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배우였다.”


정준원에게 ‘유부녀 킬러’는 여러모로 도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앞서 ‘유부녀 킬러’ 홍보 차 출연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는 긴장한 탓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에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상황이었다. 유재석 선배님을 비롯해 실제로 좋아하는 선배님들을 현장에서 만나니 긴장도가 더 올라갔다. 그런 상황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고장이 났다”고 해명한 정준원은 작품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작품을 촬영하는 중간에 모든 일들이 발생했다. 늦은 나이에 주연으로 발돋움을 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과부하가 걸렸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하진 못했었다. 이번에 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현장 안팎에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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