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변주 강조한 ‘나의 유죄인간’
기존 IP 활용 반복하는 예능들
20주년 tvN의 아쉬운 상반기
개국 20주년을 맞은 tvN이 상반기 성과를 되짚고 하반기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화려해야 할 20주년 잔치가 다소 조용하다. 흥행작은 드물고, 남은 작품 역시 ‘아는 맛’에 기댄 탓에 뚜렷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 ENM에서는 ‘tvN 크리에이터 톡 2026’을 열고 상반기 성과를 짚고, 하반기 라인업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혁 CJ ENM 플랫폼사업 미디어 BU장이 내세운 상반기 성과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박 BU장은 상반기 흥행작을 꼽으며 ‘스프링 피버’, ‘유미의 세포들3’, ‘취사병 전설이 되다’, ‘내일도 출근’ 등을 언급했다.
100일의 거짓말 포스터ⓒtvN
그러나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최고 시청률 7%대를 기록했을 뿐, ‘스프링 피버’는 5%대, ‘내일도 출근’은 4%대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것을 감안하면, tvN의 상반기 드라마 성적표는 ‘성과’로 강조하기엔 다소 민망한 감이 있었다. 시청률 대신 화제성과 누적 디지털 조회수 등을 강조했으나, 20주년의 성과로 꼽기엔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예능 부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선한 기획으로 호평받은 ‘언더커버 셰프’가 5~6%대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다수의 프로그램이 기존 ‘IP 재탕’에 머물렀다.
‘도깨비’, ‘응답하라 1988’ 등 과거 히트작의 출연진을 내세운 추억 소환 여행 예능부터 나영석 PD 사단의 ‘콩콩팜팜’, ‘우주떡집’에 이르기까지. 기존 흥행 공식을 안전하게 답습하는 이 프로그램들은 2~3%대의 시청률로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하반기 라인업 역시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시대극”이라고 소개한 ‘100일의 거짓말’ 외에는 대부분의 작품이 ‘아는 맛’을 강조 중이다. 클리셰를 역으로 활용했다는 로맨스 드라마 ‘나의 유죄인간’을 비롯해 ‘성장 서사’가 바탕인 야구 드라마 ‘기프트’, 상반기 예능 인기를 견인한 ‘언더커버 셰프’의 스핀오프, ‘무쇠소녀단3’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올해 기대작으로 꼽히던 ‘시그널2’가 앞서 주연 배우 조진웅의 논란 여파로 상황이 애매해지면서 결국 확실하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흥행작도, 판도를 바꿀 대작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한 모양새다. ‘시그널2’는 조진웅이 과거 소년 범죄 이력이 드러나자 은퇴를 선언한 이후 편성을 확정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물론 하반기 라인업 중에서 어떤 흥행작이 탄생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과거의 영광에만 기대는 시도로는 ‘안전함’ 대신, ‘깜짝’ 흥행작의 반가움을 만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배우 임윤아와 신예 이채민의 ‘폭군의 셰프’가 타임슬립물의 재미와 요리 대결이라는 익숙한 듯 새로운 맛으로 최고 시청률 17.1%를 기록하며 국내외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은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인기 IP의 안전한 반복을 넘어 과거의 영광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IP 발굴’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된 20살 tv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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