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4주 적용…등유 1380원 유지
브렌트유 105.8달러…중동 긴장 재확산
환율 10% 하락·OSP 개선…민생안정 무게
원유 9~10월 전년 평균比 90% 확보…수급 차질 대비
산업통상부는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9차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3일 한 시민이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있는 모습. ⓒ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
산업통상부는 10차 석유 최고가격(판매가격 상한)을 기존 9차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0시부터 4주간 휘발유는 ℓ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의 최고가격이 적용된다.
이번 동결은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뛰는 상황에서도 민생 부담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다. 지난달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이달 들어 재격화하고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 피격까지 겹치면서 중동 긴장이 높아졌다.
지난 16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넷째 주 112달러에서 145달러로, 경유는 154달러에서 201달러로 뛰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서민 물가 부담과 환율 하락,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개선 등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7월 2.8%에서 지난달 3.1%로 다시 높아진 점도 민생 부담을 고려한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3월 넷째 주 1505원에서 이달 셋째 주 1358원으로 약 10% 낮아졌고, OSP 프리미엄도 지난 5월 배럴당 19.5달러에서 최근 마이너스 2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올랐지만 실제 원유 도입 부담은 중동전쟁 초기보다 완화됐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동서 파이프라인 피격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높아졌다가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며 “서민 물가 부담과 환율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민생안정에 무게를 두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최고가격제가 중동전쟁 이후 지난 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0.6%p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현재보다 휘발유는 ℓ당 100원 이상, 경유 350원 이상, 등유는 300원 안팎 높게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 소비도 감소세를 보였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지난달까지 주유소 소매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휘발유 2.1%, 경유 8.4% 줄었다.
정부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국내 소비 추이를 살피면서 최고가격제를 신중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11차 최고가격 인상 여부와 관련해서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만큼 현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번 4주 적용 기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최고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원유 수급에는 당장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9~10월 도입 물량은 전년 평균 대비 약 90%, 11월도 70% 이상 확보했다.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 피격으로 일부 선적이 지연되고 있지만 업계는 대체 수송과 비중동산 원유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비축유 580만 배럴을 스왑 중이며 11월 중순까지 960만 배럴 규모의 추가 수요도 파악하고 있다. 현재 정부·민간 비축유는 약 1억9000만 배럴 수준이다.
양 실장은 “일부 선적이 지연되고 있지만 정유사들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동서 파이프라인 영향으로 생기는 공백도 충분히 메울 수 있도록 준비해 수급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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