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산균 연구만 50년"…hy 중앙연구소가 찾는 '다음 먹거리'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9.18 07:58  수정 2026.09.1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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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6종 균주, 장 건강서 신장·노화 연구로 확대

균주 발굴부터 제품화까지…5년에서 10년 소요

유산균 연구서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내실 다져

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팀장.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17일 경기 용인시 hy 중앙연구소. 이곳은 올해로 설립 50년을 맞이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유산균 연구의 산실이다.


반 세기의 연구 결과는 연구소 한켠에 자리한 '균주 라이브러리'에 잠들어 있었다. 이곳엔 hy가 그동안 확보한 5096종의 균주들이 영하 80도의 초저온 냉동고 속에 10년 이상 보관된다.


hy가 균주 연구를 본격화 한 것은 1976년이다. 이 시기 발효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는 모두 해외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이는 '우리 기술로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한국야쿠르트(hy의 전신) 신념이 식품업계 최초의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김용태 hy 프로바이오틱스 팀장은 "유산균은 장 건강 정도로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피부, 면역처럼 원하는 기능을 가진 균주를 찾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라며 "김치, 인삼, 영유아 분변 등 다양한 원천에서 균주를 확보해 기능성과 안전성을 모두 검토한 뒤 균주로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김용태 hy 중앙연구소 프로바이오틱스 팀장.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균주를 찾는 것만으로 연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hy연구소 연구진들은 발견한 균주의 특성을 확인하고 안전성을 검증한 뒤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거쳐 상용화 가능성을 좁혀간다. 이는 연구소가 균주 발굴부터 배양, 검증, 원료 인정, 상용화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김용태 팀장은 "유산균 가운데 인체, 특히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한다"며 "확보한 균주를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을 먼저 확인하고, 기능성을 평가해 생산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김용태 hy 중앙연구소 프로바이오틱스 팀장.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최근에는 '장 건강'을 넘어 신장 건강 악화를 예방하고 및 노화 시기를 늦추는 연구도 한창이다.


관련 연구가 한창인 '신소재 개발팀'에서는 고퓨린 섭취로 신장에 부담을 준 생쥐를 대상으로 세포 손상과 산화스트레스, 세포 자멸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었다.


퓨린은 우리 몸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요산으로 바뀌는데, 요산이 과도하게 쌓이면 신장에 부담을 준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고 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내는 살아있는 미생물로 장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hy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작용이 다른 신체 기관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이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의 세포 조직을 관찰한 현미경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노화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통해 인위적으로 노화를 유도한 생쥐를 대상으로 뇌 염증 물질과 면역세포 활성화 등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이다.


실제 연구실에 마련된 현미경에는 신장에 스트레스를 준 세포 조직에서 세포 사멸을 의미하는 형광 신호가 곳곳에서 관찰된 반면,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한 조직에서는 형광 신호가 크게 줄어 세포 손상이 감소했다.


김주연 신소재개발팀장은 "세포·동물실험을 통해 기능성을 확인하고, 제품으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험 종료 후에도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새로운 균주를 제품화하기까지 통상 5~1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hy 중앙연구소 내 마련된 파일럿 플랜트.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균주 연구 성과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는 최종 관문은 유제품팀에서 이뤄진다.


이곳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균주와 소재를 실제 소비자가 섭취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기 직전 생산 공정을 검증한다. 연구실과 생산 공장, 소비자를 연결하는 단계다.


최지훈 유제품팀 책임연구원은 "연구 결과를 소비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는 것도 연구소의 역할"이라며 "균주의 생존율을 유지하면서 맛과 섭취 편의성을 맞춰야 제품으로 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 모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팀장.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hy 연구소 신성장팀은 기존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를 '마이크로바이옴(몸속 미생물 생태계)'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특정 유산균 하나의 기능을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장내 미생물 간 상호작용까지 연구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으로, 해당 연구를 통해 향후 바이오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최일동 신성장팀장은 "균주가 장 건강을 넘어 다양한 건강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라며 "기술이 고도화되면 바이오 분야까지 연구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 세기 전 '유산균의 국산화'를 목표로 출발한 hy의 연구 영역은 현재 장 건강을 넘어 신장과 노화,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hy 연구소 관계자는 "균주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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