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동성 중소형주 집중
거래소 "시장 상황 지켜볼 것"
KRX 애프터마켓이 처음 운영된 전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정적·동적 VI는 총 1637회 발동됐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이 문을 연 첫날 변동성완화장치(VI)가 정규장의 4배 넘게 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애프터마켓이 처음 운영된 전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정적·동적 VI는 총 1637회 발동됐다.
같은 날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서 발동된 400회의 약 4.1배다.
VI는 개별 종목의 주가가 짧은 시간에 크게 움직이면 약 2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해 급격한 가격 변동을 막는 장치다.
거래소는 애프터마켓에도 정규장과 동일한 VI 발동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애프터마켓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애프터마켓의 거래대금은 지난 14일 기준 1조8000억원으로 정규장 25조7000억원의 약 7% 수준이었다.
거래량이 적은 시장에 정규장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서 VI 발동 횟수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VI가 많이 발동한 건 거래 종목 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꼽힌다.
기존에 운영 중이던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애프터마켓은 고유동성 종목 604개만 거래할 수 있지만 KRX 애프터마켓은 저유동성 종목을 포함한 대부분의 상장 종목 2472개를 거래할 수 있다.
실제 VI 발동 횟수 상위권에는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시가총액 215억원인 에스지헬스케어가 19회로 가장 많았고 대호특수강(18회), 이노에이엑스·한창제지(각 15회), NE능률·모비데이즈·테크엘(각 14회) 등이 뒤를 이었다.
시총 600억원대인 한국특강은 18회, 아이엠티는 14회 발동됐다.
에스지헬스케어는 전날 정규장에서 1787원에 마감했지만 애프터마켓 개장 직후인 오후 4시20분께 2080원까지 치솟았다. 정규장 종가보다 16.85% 높은 수준이다.
포니링크는 별다른 공시가 없었는데도 애프터마켓에서 정규장 종가 2400원보다 29.9% 오른 3150원까지 치솟았다.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포니링크의 애프터마켓 거래량은 1417주로 이날 전체 거래량 1만5641주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래가 적다 보니 소규모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인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I 발동 횟수가 많은 편으로 보인다"며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낮은 애프터마켓에서 호가가 얇아져 변동성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NXT 애프터마켓에서는 이뮨온시아가 4회, 대신증권이 1회 정적 VI가 발동됐다.
거래소는 KRX가 NXT보다 VI 발동 횟수가 많은 데 대해 거래 대상 종목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저유동성 종목의 가격 변동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RX와 NXT의 애프터마켓이 따로 운영되면서 호가창과 거래시간이 나뉘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NXT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40분부터 시작하지만 KRX는 오후 4시부터 문을 연다.
거래소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안정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VI뿐 아니라 애프터마켓 전용 시장조성자 제도를 적용해 유동성 공급에도 나설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운영 첫날이기도 한 만큼 우선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VI 발동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이어질 경우 내부적으로 관련 대책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일단은 추이를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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