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도 PB 확산…'1570개'로 늘어난 '업소용 자체상품'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9.15 07:31  수정 2026.09.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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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넘어 외식업체로

주방 효율↑·원가 부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인건비와 식재료비 상승으로 외식업계의 주방 운영 부담이 커지자 식자재 유통업체들이 업소용 PB 시장을 넓히고 있다. 전처리·조리 과정을 줄여주는 상품을 앞세워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을 원하는 외식업체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현대그린푸드·아워홈·CJ프레시웨이 등 주요 식자재 유통업체들은 자체 식자재 브랜드를 통해 업소와 급식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외식업계의 비용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몇 년 새 인건비와 식재료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자 식당 입장에서는 인력 투입과 조리 공정을 줄일 수 있는 식자재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최근 발간한 '외식업체 경영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의 식재료비·인건비 비중은 2015년 58.8%에서 2024년 71.6%로 12.8%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70%를 넘어선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특히 식재료비는 같은 기간 평균 5873만원에서 1억377만원으로 약 1.8배, 인건비는 2873만원에서 7898만원으로 2.7배 늘었다.


비용 증가세가 매출을 웃돌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일반음식점 영업이익률은 2015년 25.4%에서 2022년 11.6%, 2023년 8.9%, 2024년 8.7%로 낮아졌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기초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업체들이 인력과 조리 공정을 줄일 수 있는 식자재를 찾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직원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에 따라 식자재 유통업체들도 단순히 원재료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반조리·완제품 PB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선 삼성웰스토리는 B2B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 PB 상품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외식업체보다는 급식·케이터링 등 식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PB 제품을 주력 카테고리로 확대하기보다, 가격과 품질 등을 비교해 원가 절감을 목표하는 고객의 선택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현장에서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업소용 식자재 브랜드 'h쿡(h-cook)'을 통해 양념육·육수·소스·면 등 간편 조리가 가능한 PB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단체급식·외식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올해 1~8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회사는 이같은 상품을 조리 공정 전반을 줄이는 'CK(Central Kitchen)' 사업과 연계해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 생산시설에서 조리가 상당 부분 이뤄진 식품을 생산해 급식·외식 사업장 등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원재료를 일일이 손질하거나 볶는 등의 작업을 줄이고 마무리 조리만 하면 된다. 인건비 부담뿐 아니라 대량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방 인력의 육체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워홈은 업소용 식자재 브랜드 '행복한맛남'을 통해 자사 PB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B2C 제품처럼 다양한 카테고리의 신제품을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내놓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업소용 PB 제품은 기존 제품을 꾸준히 납품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식자재 브랜드 '프레시원'과 '이츠웰'을 통해 외식 현장에 맞춘 PB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기존 1100여개 수준의 PB 상품도 대폭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CJ프레시웨이가 현재 취급하는 PB 상품 개수는 모두 1570개"라고 밝혔다.


PB 상품 매출도 증가세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2024년에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9.7%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3.8% 늘며 성장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츠웰'은 조리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외식업체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냉동 애플망고와 골드망고 등 냉동과일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츠웰 냉동과일 유통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08% 증가했다.


급식·식자재 유통업체들의 PB 라인업 확대 및 확보는 외식업 현장의 수요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용 PB가 가격 경쟁력이나 새로운 상품을 앞세워 구매를 유도한다면, 업소용 PB는 실제 주방에서 반복 사용되는 만큼 일정한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핵심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량 조리가 필요한 급식·외식 현장에서는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운영 효율과 직결된다"며 "제조 라인을 갖추고 있는 곳들은 고객들이 계속 원가 절감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의 대폭 증가를 기대하기보다 꾸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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