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부터 법적 분쟁 번져
"파병, 고도의 정치적 결단 요구되는 사안…사법적 심판 자제돼야"
"궁극적으로 선거 통해 국민에 의한 평가와 심판 받게 될 것"
'호르무즈 파병 반대 파병 강요 미국 반대' 전국 대학생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생 등이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관련 헌법소원을 모두 기각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국군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병과 관련한 과거 헌법재판소의 판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의 파병 결정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 것은 20여년 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때였다.
당시 파병이 헌법에 부합하는지, 기본권을 침해하는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면서 일반 시민부터, 정치인, 시민단체가 복수의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를 모두 각하했다.
헌재는 2004년 4월 헌재는 한 시민이 이라크 전쟁 파병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며 낸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청구인은 이라크 전쟁이 '침략 전쟁'이라며 우리 헌법에 어긋나고 국민의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헌법 5조 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정한다.
헌재는 "외국에의 국군 파견 결정은 파견 군인의 생명·신체의 안전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의 우리나라 지위와 역할, 동맹국과의 관계, 국가 안보 등 국민 내지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위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 미래를 예측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등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게 국군 통수권을 부여하면서도 국군 파병에 대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자료만을 가지고 있는 우리 재판소가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라며 "우리 재판소가 사법적 기준만으로 이를 심판하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
파병 결정의 위헌 여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되는지,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침략 전쟁인지 여부 등은 대통령과 국회가 판단해야 할 몫이라는 것이다.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가진 외국에서도 외교 및 국방과 관련된 정치적 결단에 대해서는 사법 심사를 자제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설령 사법적 심사 회피로 대통령과 국회의 자의적 판단이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헌재는 "궁극적으로 선거를 통해 국민에 의한 평가와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2003년 12월에도 헌재는 유사한 취지로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현역 육군을 아들로 둔 어머니가 청구한 사건이었다.
헌재는 이들이 파병 당사자가 아닌 만큼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입지 않는다는 이유와 함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은 존중돼야 한다며 판단 이유를 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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