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검찰 개혁 직제안에 제동…"강경파 달래기" 해석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9.12 07:00  수정 2026.09.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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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직제안·검사정원법 시행령 수정 지시

사법통제부 명칭도 "바꿔라" 주문

"정원 2292명 유지 얽매일 필요 없다"

정치권 "사전에 걸렀어야 할 사안"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가 마련한 검찰개혁 후속 법령을 다시 손보라고 지시했다. 검찰청 폐지를 약 3주 앞둔 시점이다. 여권 강경파가 '검찰개혁 후퇴'라며 반발하자 직접 제동을 건 것으로, 지지층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논란을 조기에 매듭지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내용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우선 공소청에 신설되는 '사법통제부'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전담 검토하는 조직으로, 지방공소청에 설치된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를 우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명칭 자체가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변경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다른 하나는 검사 정원이다. 시행령은 공소청 정원을 현행과 같은 2292명으로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검찰정원법에 얽매일 필요 없이 실제 필요한 인원을 쓰면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원 축소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시를 지지층 여론 수렴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SNS를 열심히 하는 만큼 여론을 캐치하는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며 "일부 지지층 의견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최근 여러 조사에서 30%대로 내려앉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 이 대통령은 38%를 기록해 취임 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관계자는 "지지율이 떨어져서 이런 결정을 했다고까지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강경파를 잡으려 한다는 정도로는 보일 것"이라고 했다.


절차를 문제 삼는 지적도 나왔다. 이 정도 사안이라면 순방 전 여러 차례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사전에 걸러졌어야 할 내용"이라며 "발표하고 나서야 손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통상 정책 하나를 만들 때 실무 검토와 여론 수렴을 거치는데, 그 단계에서 논란 소지를 짚어내지 못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법무부를 질책한 대목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신설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원 문제와 조직 명칭을 놓고 정부가 치밀하게 대처하지 못해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여권 내 혼선은 이번만이 아니다. 김용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난 8일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소청법 시행 이후에도 파견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수집 자료의 증거능력을 보장하도록 한 부칙을 삭제하는 내용이었다. 특검 무력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자 민주당은 철회 방침을 밝혔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지난 10일 공지를 통해 "여야는 '특검 파견검사의 수사가 가능하다'고 합의를 했었으나, 최근 140개 법안을 일괄적으로 개정 형소법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특검법 개정안이 합의 취지와 다르게 정리·발의됐다"며 "이에 법사위에서는 발의된 특검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무 착오라는 해명이지만, 검찰청 폐지를 앞둔 시점에 여당이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관건은 후속 조치의 수위다. 명칭 변경에 그칠 경우 강경파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정원을 대폭 줄이면 공소 유지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1일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국민적인 우려 혹은 불편함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고 좀 더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법에 적용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개정 형사소송법은 모두 다음 달 2일 시행된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뉘는 구조다. 남은 기간 직제안과 시행령이 어느 선에서 정리되느냐에 따라 검찰개혁의 최종 모양새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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