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정부의 공소청 직제안 지적
신장식, 민주당과 관계 재검토 시사
"통합 논의 전혀 없어…자강에 집중"
與 "혁신당 태도에 불편한 기류 있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연대·통합을 위해 손을 내밀고 있지만 조국혁신당은 연일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진보·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을 위한 별도 조직까지 꾸린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혁신당은 검찰개혁 등 주요 현안마다 민주당을 압박하며 관계 재검토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모습이다. 양당의 통합·연대 논의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가운데 혁신당이 독자 노선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대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산하에 혁신당과의 연대 문제를 다룰 별도 분과를 설치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취임 직후 신장식 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양당 관계 설정도 논의했다.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연대는 물론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관계 설정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진보·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교섭단체 정수 조정 논의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당이 요구해온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논의에 민주당이 한발 다가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혁신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신 대표는 지난 9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공소청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검찰개혁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마련한 공소청 직제안은 기존 검찰의 수사 기능을 제외하고 공소 유지 등을 담당하도록 하면서 검사 정원은 현행 2292명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혁신당은 지난 8일 검사 정원을 1528명으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양당이 검찰개혁의 속도와 범위를 두고 상당한 간극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신 대표는 전날 MBC와의 인터뷰에서도 공소청 문제를 비롯해 정부의 주요 개혁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이어갔다. 또 양당의 통합 논의 자체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표는 박범계 민주당 대통합추진단장이 언급한 양당 사무총장 간 통합 논의와 관련해 "그런 일은 없었다"며 "공세만 있지 실질적으로 이어진 일들은 없다"고 말했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혁신당과의 연대를 담당할 TF를 꾸리고 우리 측에도 함께 논의할 파트너를 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혁신당은 아직 (그 파트너를) 정하지도 않았다"며 "통합이나 연대는 그런 식으로 할 일이 아니라 민주당이 먼저 신뢰회복 조치를 취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당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신뢰회복 조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이후로는 양당 간 통합이나 연대 논의는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이 민주당을 향해 계속 경고 메시지를 내놓는 배경에는 '자강' 노선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대표 취임 이후 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보다 2028년 총선을 겨냥한 독자적인 세력 확대와 불평등 해소 등 자체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 혁신당 의원은 "당내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이나 연대, 합당 등에 대한 언급 자체가 별로 없다"며 "관심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대표가 취임하면서 자강을 강조했던 만큼 독자적인 2028년 총선 출마와 불평등 해소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당의 간판인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증시 급등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등을 두고 정부의 정책 실패와 금융당국 책임론을 제기한 데 이어 부동산 문제에도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등 이재명 정부의 '레드팀'을 자처하고 있다.
혁신당의 이같은 반응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통합·연대 논의에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혁신당과의 통합과 연대는 당내 의원들의 큰 관심사가 아니다. 대통합추진단에서도 별다른 진척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혁신당이 민주당의 개혁 방향에 지속적으로 쓴소리를 꼭 하나씩 얹는다 보니 불편한 기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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