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재환이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11일 대구지법 형사12부(정한근 부장판사)는 살인·상해·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재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정재환.ⓒ경북경찰청 제공
정재환 측 변호인은 "살인과 상해, 절도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이 행위 자체는 인정하지만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정재환 역시 재판부가 변호인과 의견이 같은지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범행에 대한 인식이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범행 후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도 있었던 만큼 범행의 정상 등을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정재환의 정신감정과 심신미약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감형을 받기 위해 만취 상태를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한 것"이라며 "만취한 상태에서도 자신이 다른 사람을 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심리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기록을 검토한 뒤 정신감정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 유족과 친구들이 참석했다.
피해자 부친은 "저희 아들은 아주 평범한 학생이었다. 군대에 보낸 기간을 빼고 제 품에서 다 키웠다"며 "그런 자식이 거리에서 로드킬 당한 동물보다도 못하게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처참하게 죽어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했다"며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일 준비기일로 진행된다.
정재환은 지난 7월 4일 오전 3시 40분께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친구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와 범행 후 인근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 2개를 훔친 혐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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